대선 앞두고 '합종연횡' 울산 노동자·정치인들, 왜?

현대차노조위원장 출신 행보 주목... 보수 정치인 움직임도

등록 2017.02.16 15:20수정 2017.02.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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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대기업 등 사업체노조의 일부 전·현직 노조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울산노동포럼 '모두'가 8일 오전 11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노동자선언을 하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선거인단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 박석철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시 예상되는 조기대선을 앞두고 노동자의 도시로 불리는 울산에서 노동계 인사와 정치인들의 황종연횡이 심상찮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울산지역 표심을 움직여 온 큰 축은 노동자세력이다. 현재 진행되는 합종연횡의 주축이 과거 선거에서 노동자 표심을 움직여 왔던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들 중에는 민주노동당 및 통합진보당 등 진보정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던 인사들이 여럿 포함됐다. 또한 현대자동차와 수많은 협력업체가 자리한 울산 북구의 구청장 출신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과연 이같은 합종연횡은 다가오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민주노총·한국노총, 소속 다른 노동자들 "민주당 대선주자 선거인단 참여"

지난 8일 일단의 울산지역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부패한 정권을 묵인하고 방조했던 세력이 재집권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노동자선언을 했다. 내세운 건 노동자선언이었지만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더 나아가 문재인 전 대표 지지를 내비친 것이었다.

기자회견을 한 노동자 중엔 현대자동차노조 지부장을 지냈고 과거 통합민주당 총선 후보로도 나선 바 있는 이경훈 전 지부장과, 김광식 전 현대차노조위원장이 포함됐다. 현재 울산의 양대 노조인 현대중공업노조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권진희 전 진보신당 울산시당위원장도 눈에 띄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소속도 민주노총, 한국노총으로 서로 달랐다. 하지만 "적폐 청산을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우선이며 노동자가 직접 나서려고 한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때 선거인단으로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민주노총 조합원의 개별활동일 뿐"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강석구 전 울산 북구청장(앞에 선 이)이 2월 14일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바른정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석철


노동계 주요 인사로서 국민의 당을 지지하는 쪽도 있다. 지난 15일, 박지원 대표 등 국민의 당 최고위원들은 울산 중구 태화종합시장을 방문해 민생현장탐방을 벌였다. 국민의 당은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입은 이곳 태화시장 상인들을 직접 만나 지원요청 등 건의를 받고 "국비지원을 확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국민의 당 지도부와 동행한 울산지역 노동계 인사들이 주목받았다. 이영희 국민의 당 울산시당위원장은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 2번의 총선 출마 경험이 있고, 현재 그가 조합원인 현대차노조 내에서 입김이 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몇 해 전 민주당에 입당한 후 최근 국민의 당에 입당해 울산시당위원장에 선출된 바 있다.

이날 국민의당 울산 행보에서 주목 받은 또 한 사람은 바로 이상범 전 북구청장. 그 역시 현대차노조위원장 출신이자 노동자 표심으로 북구청장을 지낸 바 있다. 현재 민주당 소속으로 알려진 그가 국민의 당 지도부 행보에 동참하면서 눈길을 끈 것.

민주당 울산시당 측은 "이상범씨가 아직 탈당한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그가 문자를 통해 '이번 국민의 당 지도부 행보에 동참한 것은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다. 국민의 당에  합류한 손학규 전 대표와의 의리 때문이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보수정당에서의 움직임도 있다. 앞서 4선의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군)과 한동영 울산시의원이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옮긴 바 있다. 이어 지난 2월 14일 새누리당 소속 강석구 전 북구청장이 바른정당으로 입당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 때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내 경선을 벌인 바 있지만 윤두환 후보에게 패했다.

강석구 전 구청장은 14일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가진 바른정당 입당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북구지역발전과 지역사회 통합, 청년일자리 창출"을 내세웠다. 하지만 노동문제에서는 앞서 노동계 출신 인사들과 인식을 달리했다.

그는 "경영인들이 기업가 정신을 실현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하며, 이로 신규투자를 해야만 청년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노동문제에 다른 시각을 가진 정치인들의 합종연횡이 노동자의 도시 울산 표밭을 어떻게 일구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울산 노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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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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