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모인 시민들 환호성... "우리나라 만세다"

[현장] 탄핵 반긴 부산시민들... 저녁 서면서 '환영' 집회

등록 2017.03.10 12:33수정 2017.03.1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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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0일 오전 부산역 대기실에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 TV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10일 오전 부산역 대기실에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 TV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 정민규


"와."

부산역 대기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를 지켜본 시민들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10일 오전 11시 30분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되자 일부 시민들은 손을 번쩍 들었다.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시작되자 부산역 대기실 곳곳에 있는 TV 마다 수백여 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 기차 탑승객만 아니라 코레일 직원과 상점 직원들까지 일손을 멈추고 TV를 지켜봤다. 기차에서 막 내린 시민이 황급히 달려와 TV를 지켜보는 모습도 보였다.

이정미 재판관이 선고 초반 언론사 외압이나 세월호 참사 등에 대한 책임을 박 전 대통령에게 묻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하자, 일부 시민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며 기차 시간에 쫓긴 듯 자리를 일찌감치 뜨는 시민도 몇몇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최순실의 국정개입을 인정하는 판결이 이어지자 서로를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재판관 만장일치로 탄핵이 결정되면서 시민 대부분은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양새였지만 일부 시민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퇴진운동본부 "당연한 결정이자 민주주의 승리"

a  10일 오전 부산역 대기실에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 TV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10일 오전 부산역 대기실에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 TV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 정민규


현장에서 무작위로 만나본 시민 대부분은 탄핵 결정을 반겼다. 박진우(30)씨는 "재판관 전원이 인용 판결을 내려준 것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고맙기도 하다"면서 "민심을 파악한 정확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앞으로 반드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아무개(72)씨는 대기실에서 "우리나라 만세다"를 연신 외쳐댔다. 그는 "국민들이 뻔히 아는 사실을 거짓말한 박근혜씨에 대한 탄핵은 당연하다"면서 "국민을 바보로 본 지도자에 대한 응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나도 나이가 들었지만 태극기 들고 집회 나선 노인들 틈에 젊은 사람은 없다"면서 "젊은 세대가 대한민국의 정의를 제대로 세웠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탄핵 결정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시민도 일부 보였다. 한 남성은 바닥에 주저앉아 주먹으로 땅을 내려치며 "무슨 이런 나라가 다 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 여성도 "아무리 그래도 한 명도 기각하지 않다니"라며 망연자실했다. 이들은 인터뷰 요청에는 손사래를 치며 응하지 않았다.

박근혜정권퇴진부산운동본부(아래 운동본부)는 즉각 환영 입장을 냈다. 운동본부는 "국민의 뜻을 받아들인 당연한 결정이자 민주주의 승리"라면서 "지난 4개월 대통령이 아니었던 박근혜를 지켜보면서 광장에서 좌절과 분노를 삼켰던 국민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박근혜 탄핵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통용되고 쌓여 왔던 적폐들을 청산해야 한다"면서 "박근혜 탄핵 다음으로 공범자들을 엄중히 처벌하고 이와 동시에 박근혜와 공범자들에 의해 피해를 받았던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박근혜의 잘못된 정책들을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본부는 이날 저녁 7시 반부터 서면에서 탄핵 판결을 환영하는 시국집회를 열 예정이다.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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