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동영상' 또 다른 제보자 "복수 때문"

2015년 삼성일반노조와 나눈 제보자들 녹취록 내용 일부 공개

등록 2017.03.14 14:10수정 2017.03.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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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에 있는 이건희 회장 동영상 제보자들의 은신처인 컨테이너 박스. 2015년 9월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과 사무국장, 조직국장은 이곳에서 1박2일간 제보자 2명과 동네주민 등과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2016년 7월 <뉴스타파> 보도 이후 제보자들이 자취를 감췄다 ⓒ 삼성일반노조


지난 13일 "검찰이 이른바 '이건희 동영상' 촬영 유포와 관련해 CJ 계열사들을 압수수색했다"는 내용이 다수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동영상 촬영을 지시한 혐의로 CJ(씨제이)계열사 전 직원인 선아무개씨를 구속한 검찰이 그룹 차원의 관여가 있었는지 확인에 나섰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7월 21일 <뉴스타파>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에 대해 보도했고, 삼성일반노조 등은 성매매 혐의 등으로 이건희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이 고발 6개월 만인 지난 1월 이건희 동영상 사건 수사에 나선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압수수색은 그 연장선이다.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은 2011~2013년 5차례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고, 이 시기가 고 이맹희 명예회장이 동생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에 대한 소송전을 벌이던 무렵이라, 현재 언론에서는 "CJ그룹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CJ측은 "그룹과는 관계 없는 개인의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고발인 중 1곳인 삼성일반노조(위원장 김성환)가 <뉴스타파> 보도 1년 전에 이미 제보자들을 만나 동영상을 확인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등 1박 2일 동안 제보자와 나눈 대화 내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일반노조로부터 입수한 당시 대화의 녹취록에 따르면, 동영상 제보자 두 명 중 한 명은 자신을 이번에 검찰에 구속된 CJ계열사 전 직원인 선아무개씨의 친동생이라고 소개했다. 또 한 명인 이아무개씨는 대화 내내 자신이 이맹희 회장의 친족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동영상을 찍은 이유가 금품 때문이 아니라 고 이맹희 씨제이그룹 명예회장의 '복수'를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당시 대화 녹취록 중 일부다.

이아무개 : "도덕적인 문제 하나, 이걸 보며는 세상 사람들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거랑 완전히 틀리게 생각하겠죠, 완전히. 두 번째는 법적인 거, 누구나 봐도 알려지지 않은... 비자금도 사실 몇 번 미팅을 했어요. 비자금도 이게, 막 끓어오르고 억울하고... 진짜 아무것도 없어요 내가. 완전히 벼랑끝이라구요. 또, 내 욕심도 있었고, 부끄럽지만 내 욕심도 있었고.. 지금은 그게 아니에요. 지금은 없어졌어요. 그냥. 저는 세상에 내 가족은 딱 세 식구밖에 없어요. 내 딸하고 와이프, 나... 그런데 지금, 제가 없어도 살 수 있겠다 생각을 하기 때문에 내가 따거(제보자 선아무개)한테, 위원장님을 뵙고 싶어서 몇 번 조르기도 하고. 따거도 많이 말렸어요. 그런데 이 상태로 가다보며는 이게 세월이 흐르다 보면 잊혀지겠죠, 잊혀져요."


김성환 위원장 : "법으로 따지면 공소시효(만료)다. 그래서..."

이아무개 : "그렇죠, 내가 봤을 때는 저도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 물론 이건희 회장이 일단 상태가 저러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 일단 이 사진은 도덕적으로 크게 삼성 이미지에 타격은 무조건 된다고 봐요. 그리고 국내 언론이 아닌 유튜브... 이런 쪽으로 하면... 두 번째, 법적인 거는 이거랑 맞물려서 같이 끼워 넣어버리면 여론도, 막는 게 한계가 있단 말이에요 여론도. 걔네들 저한테 항상 하는 말이 이거예요. 아 저, 메시지 보낸 거...(중략)

펌프질을 내가 했어요, 내가 펌프질 했는데 아버님 생각이 그래요. 아버지가, 회장님께서, 문간방 노인네가 된 거예요, 그냥. 장남이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없고. 안되는 싸움인 줄 알고 계셨어요.


그래도 혹시 건희가, 형님 미안해, 그리고 몇 푼이라도, 1,2천억이라도 해서 끝내기를 바랐죠. 근데 너무 강경하게 나온거죠. 그리고 건희라고 해서 100% 자기 의사가 아니에요. 주변이 뭐가 뭐도 있고 뭐도 있고 많아요. 존경하는 우리 이맹희 회장님께서는 치매 얘기가 많이 나왔었어요, 왔다갔다 하시는 거예요."

김 위원장 : "아까 재판이야기를 물어본 것은, 어떤 생각이 들었냐며는, (소송을 건 것이)이맹희 회장이 돈이 목적이 아니구나, 자기 명예를 회복하려는 게 목적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아무개 : "네, 명예죠. 그러니까 우리나라 대한민국 싫다고 가신 거잖아요. 공기총도 잘 쏘고 사냥도 잘 하시고 그랬대요. 내 옆에 있던 부산의 황회장, 그분이 모셨대요.(중략) 누가 봐도 이게 나가면 나예요. 왜냐면 자료가 일부가 내 친구를 통해서 걔네들한테 넘어갔거든요. 나라는 거 알고 그 때부터 걔네가 눈에 불을 켜고...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오시라 한 거예요. 지금 위원장님하고 같이 있다... 원하는 거 없어요, 복수예요, 복수..."

한편 검찰의 CJ계열사 압수수색 보도를 접한 누리꾼들은 "성매매를 한 자에 대한 수사를 먼저 하지 않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건희 동영상 # CJ계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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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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