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대 김상조 교수
이희훈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지배자가 아니라 코디네이터로 역할을 바꿔야죠.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계열사들이 이뤄진 결정들을 조정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조정자로, 이사회 의장과 같은 코디네이터로 바꿔가야 합니다."
김상조 교수는 분명했다. '향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권을 허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삼성저격수로서 문재인 대선캠프에 전격 합류한 그에게, 삼성을 비롯한 재벌개혁은 중요한 과제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정경유착과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TV의 <오연호의 대선열차>에 나와서, "재벌개혁, 삼성을 개혁하는 것은 삼성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면서 "삼성이 성공을 통해 얻은 힘의 오남용을 막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어 "보다 공정한 시장질서를 만들어 새로운 기업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것이 재벌개혁, 삼성개혁이고 경제민주화의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 교수는 삼성 저격수라는 하는데. "먼저 제 별명이 나쁜 의미로 삼성 저격수로 돼 있다. 경제개혁연대가 삼성뿐 아니라 모든 그룹에 대해 매일 모니터링을 해왔다. 그럼에도 왜 삼성만 저격하느냐는 평을 듣게 됐는가하면, 다른 그룹들은 오래전부터 저희 팀과 커뮤니케이션하는 통로가 있어왔다. 그래서 비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그쪽에서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해결하고, 대화과정을 진행하다가 안 되는 것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고발하거나 소송 등으로 갔다.
반면에 삼성은 대화 자체를 거부해왔다. 삼성은 국내 재벌중에서도 아주 특이한 그룹이다. 물론 삼성은 대단히 놀라운 성공을 기록했다. 그 성공이 바로 자기방식을 고집하는 오만함이 됐고, 경제개혁연대 뿐 아니라 우리 사회 다른 주체들과 대화를 거부하는 자세, 자기가 원하는 바를 오직 로비를 통해서 해결해온 방식이었다. 이것이 삼성그룹의 가장 큰 문제였다."
"이재용 구속은 미래전략실 가신들의 무리한 일 추진 때문" 이같은 삼성의 태도 때문에 경제개혁연대는 처음부터 삼성문제에 법률적인 문제를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2013년 삼성 사장단회의에 가서 강연을 한 이후 대화채널이 열렸다"면서 "이후 많은 대화들을 나눴고 실제 조언한 부분을 삼성이 수용한 것도 있다"고 소개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과정에서 박영수 특검에 어떤 조언을 하셨나."삼성의 경우 그동안 이 부회장의 승계가 진전이 잘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이건희 회장이 급작스럽게 쓰러지면서 2014년 5월 이후부터 미래전략실이 너무 급해졌다. (이 회장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니까, 이 부회장으로의 남아있는 승계과정도 복잡하고, 박근혜 정부아래에서 다 해결하기 위해 무리하게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추진하다 오늘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런 부분을 청문회에서, 특검 참고인으로 가서 지금까지 나온 것에 대한 경제적 해석과 추가적인 부분 등을 말씀드렸다."
- 결국 이 부회장이 구속이 됐는데."특검에서 담당검사가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 나와있는 것을 알려줬다. 그것을 보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삼성이 훨씬 더 조급하게 무리하게 로비를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삼성이 자신의 성공에 너무 도취돼서 자신의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다가, 결국엔 미래전략실의 가신들이 이 부회장을 감옥에 넣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세상은 변했는데, 그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은 가신들이 무리한 방식으로 일을 추진했다"면서 "결국 감옥에 간 이 부회장도 이런 문제 인식으로 미전실을 해체하는 성급한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