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뻔뻔한' 단톡방 성희롱 가해자를 고발합니다

동국대학교 단톡방 성희롱 피해자 대책위, 학내 대자보 게시

등록 2017.03.21 13:56수정 2017.03.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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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동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13학번 일부 남자 동기 카톡 채팅방에서 상습적으로 이루어졌던 성희롱 및 각종 언어적 범죄 행위가 한 학생의 제보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당시 20여 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했음에도 가해자들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피해자 일부는 휴학했으며 가해자 일부는 군대에 갔다. 

시간이 흘러 2017년 현재 당시 가해자들과 피해자들은 한 공간에서 대학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일부 피해자들은 여전히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가해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광고홍보학과 단톡방 사건 임시 대책위는 지난 20일 가해 학생들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다음은 피해자 대자보 전문이다.

광고홍보학과 일부 13학번 남학우의 단체 카톡방을 고발합니다
"A양과 하기 vs B군과 하기 뭐가 더 ㅎㅌㅊ?"
"뼈해장국 vs 설렁탕 선택은? C양 먹어"
"□□여고 김OO 성인식 시켜 줘야지 섹스도 한 번 해줘"
"□□여대 남는 구멍 있어요? 두개나 들어가요 허벌이네요"
"D양은 줘도 안 먹는듯"

앞서 서술된 내용들은 광고홍보학과 13학번 일부 남자 동기 카톡 채팅방(이하 단톡방) 대화 내용 중 극히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 충격적인 문장들을 시작으로 지난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약 3개월(85일) 간 이 단톡방에서 상습적으로 이뤄진 성희롱 및 모욕, 명예훼손 등 각종 언어적 범죄 행위를 고발하고자 합니다.

당시 광고홍보학과 13학번 일부 남자 동기 단톡방에서 자행됐던 성희롱과 언어폭력은 한 학우의 제보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해당 단톡방은 광고홍보학과 13학번 남학우 중 11명이 속해 있습니다. 단톡방에서 언어적 범죄행위에 특히 주도적으로 참여한 8명의 남학생들은 같은 과 학우를 비롯해 타과생, 타대생, 미성년자 등 광범위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모욕적 욕설과 성희롱, 외모비하 등을 일삼았습니다. 왜곡된 성관념과 인격에 대한 무지를 기반으로 이뤄진 행위들은 단 3개월 동안의 대화 내용에서 발견 되었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방대하고 충격적인 수준입니다. 피해 당사자들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온갖 모욕과 성희롱의 대상이 됐습니다. 상기 내용들은 헌법에서 명시된, 자명한 범죄 행위입니다.


대화가 진행된 당시에는 이른바 '단톡방 성희롱'이 떠오르는 사회적 문제로 연일 화두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본인들의 행동에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으며 단톡방 내 언어폭력과 성희롱은 지속됐습니다.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 남학우를 대상으로도 역시 '왜 마포대교 안갈까', '좆극혐', '썅병신새끼' 등의 욕설을 포함한 성희롱, 뒷담화, 유사 따돌림 행위가 빈번히 이뤄졌습니다. 심지어 가해자들 중 대부분이 해당년도의 학생회 또는 학과 내 동아리의 집행부로서 앞장서 학과 생활을 위해 노력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신입생들을 포함한 학과 구성원을 성적으로 비하하고 모욕했습니다.

실제로 가해자들은 새내기 배움터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자원봉사단'을 '자지봉긋단'이라 칭하고, "광홍과는 광주홍어 과였던가"라는 지역 차별적 발언을 하는가 하면, 신입생 환영회 '뒷풀이' 대신 '뒷섹스'는 없느냐는 질문에 '신입생 하나 잡아'라는 상식적 범위를 넘어선 대화를 주도하는 등 직책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단톡방의 특성인 '폐쇄성'을 방패로 또다시 이와 같은 언어적 범죄행위가 언제든 재발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 하에,


1. '단톡방 성희롱' 사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온라인 언어(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2.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올바른 대응으로 하여금 대학가에 만연해 있는 온라인 성희롱 및 인격 모욕과 명예훼손 문제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판단, 동국대 학우 모두의 건전한 미래를 위해 이 사안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합니다.

위 내용은 약 3개월의 제한된 기간 동안 이뤄진 단톡방 대화 중 극히 일부만을 인용한 것입니다. 20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했음에도 대부분의 학우들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최근까지도 가해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일부 당사자들은 분노와 배신감으로 큰 충격을 받아 가해자들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고, 심지어 한 피해자는 위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가해자들은 여전히 해당 사실을 숨긴 채 좋은 동기, 선배, 후배의 이미지로 교정을 누비고 있는 실정입니다.

모든 학생들은 대학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고, 평등하게 공부하며, 올바른 사회인으로서의 기반을 닦을 수 있는 기회를 보장 받아야 합니다. 그 누구도 어떤 이유로든 성희롱과 인격 비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대학 내 '단톡방 언어폭력'은 상식을 거스른 범죄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사적 대화'라는 합리화로 인해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는 것 조차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처벌 또한 한없이 가벼운 실정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와 같은 인격 모욕, 명예훼손, 성범죄 행위를 공론화 시킴으로써 가해 학생들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요구합니다. 더 나아가 그릇된 성의식과 어긋난 인권의식을 바탕으로 자행된 범죄 행위를 그저 '남자니까', 혹은 '장난'이라는 말로 관용을 베푸는 문화를 타파해야 합니다.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인격 모욕 행위와 여성 학우들에 대한 타자화의 중단을 촉구합니다.

해당 고발은 단순히 당시 카톡방에 가담했던 광고홍보학과 일부 13학번 남학우들을 맹목적으로 비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위 사례처럼 자신이 알지도 못한 채 단톡방 내에서 피해자가 돼야만 했던 동기들과 선배들, 혹은 신입생이라는 이유로 등급이 매겨져야 했던 후배들을 위해 우리 모두는 '단체 카톡방 내 모욕 및 성희롱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엄중한 처벌과 철저한 대책마련을 통해 다시는 위와 같은 사건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공론화와 강력한 처벌, 인식의 변화를 통해서 범죄의 가담자였거나 방관자였던 학우들에게 경각심을 심어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의 피해자 발생을 막기 위해 가해자들의 처벌을 학교측에 강력히 요구합니다. 또한 교내 외의 모든 학우 분들께도, 위 사건이 정당하게 처리돼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건의 처리상황과 처벌, 대책마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고개 숙여 부탁 드립니다.

*위 사건에 관여한 가해자들은 광고홍보학과 13학번 남학생 중 일부입니다. 근거 없는 오해와 추측, 색출 행위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싶은 학우분께서는 임시대책회 메일(dgu_temporary@naver.com)로 확인 요청을 부탁드립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피해사실을 모르는 피해자에게 사실을 고지하기 위함이며, 유포 및 2차가해를 방지하기 위해 당사자 본인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가해자의 신상 정보를 포함해 신상을 유추할수 있는 일체의 정보는 제공해드릴수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첨부된 사진의 내용은 단톡방의 대화내용을 극히 일부만 발췌해 이미지화 것이며, 각색되지 않은 '실제 대화 내용'만을 기재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개별 이미지의 가, 나, 다, 라는 각각 동일인물이 아닙니다)

광고홍보학과 단톡방 사건 임시대책회
#단톡방 #성희롱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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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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