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목포신항 세월호 분향소 설치는 '미적미적'

시민단체들 1일 "즉각 설치" 요구, 국민의당·정의당도 한 목소리

등록 2017.04.01 16:22수정 2017.04.0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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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일 오후 시민들이 목포신항에서 철제 담장 너머로 보이는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담장에서는 시민들이 매어 놓은 노란색 추모리본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1일 오후 시민들이 목포신항에서 철제 담장 너머로 보이는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담장에서는 시민들이 매어 놓은 노란색 추모리본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 정민규


세월호를 거치하고 조사를 벌일 목포신항으로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희생자를 추모할 분향소 설치가 관계기관의 무관심 속에 표류하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연일 분향소 설치를 주문하고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한 뒤 첫 번째 주말을 맞은 1일 오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현장을 찾고 있다. 하지만 목포신항은 철조망이 쳐진 철제 담장 너머 400m가량 떨이진 세월호를 바라보는 것 외에는 별다른 시설이 없다.

시민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광주에서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 이일수(45)씨는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달려왔지만 제대로 희생자를 추모할 공간이 없어 아쉽다"면서 "목포 신항에도 별도의 추모 시설이 갖추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목포신항에 분향소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그동안 없었던 것도 아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목포신항에 세월호를 거치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목포시와 관계 기관에 분향소 설치를 요구해왔다.
 
해수부 뒤늦게 검토 의견...시민단체 "왜 분향소 설치 미루나"

a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1일 오후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분향소 설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1일 오후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분향소 설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1일 오후에도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는 계속됐다. 33개 시민단체가 꾸린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목포신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신항에 임시 분향소를 즉각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목포신항을 찾아온 국민들은 세관 보안 구역이란 이유로 세월호에는 접근도 못 하고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발길 돌리고 있다"면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국민을 위해 진도 팽목항과 같은 임시 분향소를 설치하는 일이 그렇게 어렵고 복잡한 일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분향소 설치에 나서지 않는 해수부를 규탄하고 있다. 목포신항을 찾은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여기는 팽목에 이어 전국민적 추모의 마음이 모이는 곳"이라면서 "국민들의 뜻을 전달하는 것을 왜 해수부가 왜 못하게 하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31일 박지원 대표가 황교안 총리에게 목포신항에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요구하였다"면서 "오늘(1일) 아침 다시금 김영석 해수부 장관과 통화해서 분향소 설치를 추가 요구, 김영석 장관은 바로 설치하겠다고 약속을 받았다"라고 수석 대변인 논평을 냈다.

하지만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철조 해양수산부 현장수습본부장은 "관련 보도를 보지 못해 사실관계를 파악 하지 못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대신 이 본부장은 이날 오후 목포신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관계기관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거로 안다"고 말했다.


정태관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상임공동대표는 "팽목처럼 갑자기 참사가 발생한 것도 아니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분향소 설치가 늦어지는 것을 바라보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한숨 쉬었다.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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