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에 '1대1 끝장토론' 제안한 안철수

후보 선출 뒤 첫 간담회, "상속자 말고 자수성가한 사람이 성공하는 나라 만들 것"

등록 2017.04.05 13:34수정 2017.04.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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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에 쏠린 눈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5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꽃다발을 받은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 남소연


- '정권 교체는 상수다. 문재인과 안철수 중 더 나은 정권교체를 고르면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은 '준비된 대통령 후보', '인수위 없이도 당장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안철수는 그 부분이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문재인에) 양자 끝장 토론을 제안하고 싶다. 짧은 30여 일 동안 누가 제대로 준비된 사람인지, 자기가 그렇게('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주장한다고 준비된 게 아니지 않나. 그 판단도 국민 몫이다. (...) 아무 종이나 서류 없이, 맨몸으로 서로 미국처럼 자유롭게 끝장토론하게 되면 그 사람 생각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거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5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누가 제대로 준비된 사람인지, 양자 끝장 토론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 후보가 주장한다고 해서 준비된 게 아니다. 그 판단도 국민 몫"이라며 "검증이 미처 안 됐다가 당선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뽑은 폐해를 많이 깨닫고 있지 않나. 이번 대선에선 정말 검증이 중요하다. 이건 국민의 권리"라고 설명했다. 당 후보로 뽑힌 뒤 처음 연 간담회다.

그는 모두발언에서도 "제가 꼭 이루고 싶은 나라는, 상속 받은 사람이 아니라 자수성가한 사람이 성공한 나라"라며 '노무현의 정치적 상속자'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직전에 열린 회의에서도 "물려받은 유산 없이, 실력으로 빽을 이기는 성실한 많은 국민들을 위해서 (대선에서) 이기겠다"며 문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던 그다(관련 기사: 안철수, 문재인 겨냥 "물려받은 유산 없이도 이길 것").

굵직한 목소리로 최근 '루이 안스트롱' 별칭을 얻은 안 후보는 "제 목소리만 커진 게 아니라 간절함도 커졌다"며 "정치를 경험하며 '이래서 국민이 실망했구나. 이래서 저를 불러냈구나'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5년 전과 달리) 추진력과 돌파력이 생겼다. 한 번 (문재인과) 비교표를 만들어 보라"며 "대통령은 이미 증명한 사람이 해야 한다. 혼자 창당해 40여 석 만든 사람은, 대선 후보 중 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어 "어느 기관이건 권한이 견제되지 않으면 부패하기 마련"이라며 차기 정부 적폐 청산 1호 과제로 검찰.재벌 개혁을 꼽았다. 또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3주기와 관련해 "우선은 미수습자 발견이 최우선"이라며 "책임자만 처벌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과 관행을 바꿔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는 민주당 탈당과 국민의당 입당을 예고한 이언주 의원(경기 광명시을)과 관련해 "잘 모르겠다. 어떤 고민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 정치인들의 결정은 그 사람의 결단 아니겠냐"라고만 답했다. 관련해 박지원 당대표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함께 점심 식사를 할 예정이라며 "확정적 얘기를 들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이날 안 후보가 기자들과 나눈 1문 1답 요지를 정리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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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 다짐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5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 남소연


- '정권 교체는 상수다. 문재인과 안철수 중 더 나은 정권교체를 고르면 된다'고 했다. '준비된 대통령 후보' 면에서는 안철수가 문재인에 비해 아쉬운 게 사실 아닌가. 
"그래서 (문재인에게) 양자 끝장 토론 제안하고 싶다. 누가 제대로 준비된 사람인지 국민이 판단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뽑고 나서 그 폐해 많이 깨닫고 있지 않나. 본인 생각이 아니라 전문가가 만들어준 내용으로 외우고 읽어, 미처 검증이 안 되고 당선된 거다. 이제는 그런 일 있으면 안 된다. 아무 종이·서류 없이 맨몸으로 미국토론처럼 자유롭게 끝장 토론하게 되면 그 사람 생각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거다."

- 곧 세월호 3주기다. 특조위 부활과 관련한 생각과 세월호 미수습자 등 관련해 그간 본인이 해온 것에 아쉬움이 있다면.
"저는 이미 법안을 발의했다. 제가 발의한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제가 대통령 당선되면 통과를 위해서 다른 정당들을 설득하겠다. 하나 아쉽다면, 어떻게 3년이나 걸렸을까 (싶은 거다). '이게 도대체 나라냐' 이 말이 절로 나온다. 다시 반복되면 안 된다. 사고가 생기면 담당자만 책임지고 달라지는 게 없어 비슷한 류의 사고가 반복돼온 것 아닌가.

우선은 미수습자 발견이 최우선이다. 그건 너무나 당연하다. 명백하게 진상규명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관행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해당 책임자만 처벌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 안철수 후보 집권시, 일단 정당 의원 규모가 작고, 캠프도 경쟁자에 비해 질적·양적 측면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번은 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대통령 선거다. 대통령이 얼마나 협치 능력이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150석 넘는 집권 여당 후보였다. 그렇다고 협치가 됐나. 오히려 정국 운영은 더 악화됐다. 국민의당이 집권해도, 민주당이 집권해도 여소야대다. 그러면 정당에 속한 대통령 중 누가 협치를 잘할지 판단할 것이다. 한 계파에 매몰되면 협치 힘들다. 다른 계파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 정당과 협치가 가능한가. 그런 부분은 국민들께서 판단할 거라 믿는다.

국민들 정말 무섭다. 정말 현명하다. 정치가 국민 두려운 줄 알아야 한다. 국민은 지금 저 포함한 여의도 정치인들 머리 꼭대기에 있다. 알파고와 같은 수준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거다. 그걸 믿는다. 지금까지는 경선이었지만 이제는 본선, 국민의당이 저와 같이 치르는 거다. 관련한 구성이나 영입 인사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말씀드리겠다."

"목소리만큼 간절함도 커졌다. 나는 이미 증명해낸 유일한 대선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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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반기는 박지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5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박지원 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 남소연


- '얼치기 좌파', '보수 코스프레' 등 좌우 양쪽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 안보와 관한 본인의 명확한 입장은 무엇인가.
"현재 대북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대북제재국면이란 점이다. 우리가 왜 제재를 하는지, 여기서 얻으려는 게 무엇인지가 제일 중요하다.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시기·조건에 협상 테이블을 만들기 위해서다. 제재 끝엔 협상 테이블이 있다. 강력한 제재를 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물밑 대화를 시작할 것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당 의원들과도 소통할 것이다."

- 안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 비해 20,30대 지지층이 낮다.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정말 중요한 게 청년 일자리, 교육에 대한 개혁, 안보문제 등이다. 공정성장론 등 (대선 이후) 5년간 제 생각이 반영된 정책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묻혔지만 기록으로 많이 남아있고 앞으로 다시 재발견되는 기회가 있을 거다. 모든 국민의 관심이 정치에 집중될 거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청년들이 알게 될 거다. 지금도 초심은 변하지 않았다. 청년 문화에도 가깝다. 충분히 다가가서 말씀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최순실 게이트' 뒤 적폐청산 요구가 많다. 차기 정부의 제1 개혁과제는 뭔가.
"차기 정부의 과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사회 문제가 됐던 개혁, 또 하나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되는 미래에 대한 개혁이다. 사회개혁과제 중 정경유착 개혁이 중요하다. 정(政)을 개혁하고, 경(經)을 개혁해야 한다. 정은 검찰개혁, 경은 재벌개혁이다. 검찰개혁은 우선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아니겠는가. 시간은 걸리겠지만 경찰 수사권과 검찰 기소권으로 분리하는 문제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에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왔는데, 검찰도 마찬가지다. 어느 기관이건 권한이 집중되고 견제되지 않으면 부패되기 마련이다. 권한을 나누고 견제장치를 만드는 일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재벌개혁은, 공정 시장 만드는 시장개혁과 재벌의 지배구조 부분에서의 개혁이 필요하다."

- 2012년, 5년 전 대선 출마 때와 지금 본인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목소리가 달라졌다(웃음). 자기 자신도 못 바꾸면서 어떻게 나라를 바꾼다고 하겠나. 의지의 표현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과거 대선 도전하기 전에 쓴 책 <안철수의 생각>, 지금 봐도 초심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간절함이 더 커졌다. '국민이 이래서 실망했구나, 이래서 저를 불러냈구나'를 확실히 알았다. 추진력과 돌파력도 생겼다. 혼자 창당해 40여 석 가까이 만들어낸 사람, 다섯 손가락 안에 꼽지 않느냐. 대선 후보 중 저밖에 없다. 대통령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 이미 증명한 사람만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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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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