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제도 '국내정치'로 인식하는 트럼프의 한계

북한 압박하는 트럼프 속내는?... '군사적 공격'은 딜레마 반영

등록 2017.04.13 10:36수정 2017.04.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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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그동안 인공위성 발사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할 때마다 이를 담당하는 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즉각적인 성명을 발표한다.

그런데 해당 모든 성명에서 빠지지 않는 표현이 있다. 바로 "그 미사일은 북미(본토)에 위협을 야기하지 못했다(the missile did not pose a threat to North America)"는 문구이다.

NORAD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하여 내놓는 성명에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이 문구가 의미하는 바는 아주 간단하다. 북한의 위협은 실제로도 미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니 미 국민들에게는 안심하라고 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들어 신기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북한 '선제 공격' 등 군사적 행동 카드를 꺼내 들며 중국을 압박하면서 한반도에 초긴장 상태가 몰아치고 있다. 북한이 최근 발사한 탄도미사일도 60km밖에 날아가지 못하고 실패했는데, 어떤 상황이 그렇게 돌변했다는 것일까?

더구나 북한이 작년까지 5차 핵실험을 통해 이른바 '핵능력'을 고도화했다면, 그때까지는 미국은 무엇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미국은 대체로 북한의 핵능력에 관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없다"며 안심하라고 했다. 또 6차 핵실험을 북한이 감행한다면 미국의 평가가 달라지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우리는 최강의 군대를 가지고 있다. 그(김정은)는 잘못된 일을, 큰 실수를 하고 있다"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또 높였다. 미국이 세계 최강의 군대라는 것은 트럼프만 몰랐다는 것인지 의아한 발언이다. 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큰 실수를 했다면, 왜 지금까지는 가만히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북한은 핵을 가질 수 있는 불량 국가(nuclear capable rouge regime,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발언)"라서 이제 와서 급하게 해결책을 찾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발언을 "핵을 가지고 있는 불량 국가"라고 해석하면, "북한은 핵 보유국이 아니다"라며 강조하는 미국인데, 그럼 무슨 상황이 어떻게 바꿨다는 것인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서 대북 강경책을 공언할 정도이면,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 본토 공격 능력'에 관해 나름 증거를 내놓아야 하지 않느냐는 반론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 참모들의 오합지졸 형태도 극에 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뜬금없이 미군 태평양 사령관이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을 한반도 인근으로 돌리며 대북 압박의 큰소리를 치면, 상관인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어떤 군사적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 그냥 일상적 향해"라고 말을 돌린다.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대북 옵션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큰소리치면, 틸러슨 국무부 장관은 "북한이 시험(test)만 중지하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대화론을 강조한다. 얼핏 보면, 고도의 강온 전략 같지만, 백악관 내부 사정을 잘 들여다보면, 이보다 더한 좌충우돌 형태도 찾기 어렵다.

'미국 우선주의'도 사라져 버린 딜레마

12일, 하루만 해도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미 백악관이 대북 군사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거나 "트럼프 행정부, 대북 정책에서 군사 옵션이 빠졌다"라는 엇갈리는 기사가 반복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비롯해 각종 매체에 출연하며, 대북 강경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북한 상황이 바뀐 것이 없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체 왜 이러는지 의문이 이는 대목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ICBM의 발사 시험을 막기 위한 일종의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ICBM 발사 시험에 나선다면, 또 무엇이 달라지는지도 의문이다.

그렇다면, 대체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대북 강경책과 중국 압박에 골몰하는지에 온통 관심이 쏠린다. 그 한 가지 답은 바로 미국 '국내 정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공격을 통해 시쳇말로 '재미?'를 좀 보았다. 선거 기간에 공약했던 사항이 거의 모두 집권 이후 벽에 부딪히면서 지지율 최악을 기록했는데, 그나마 시리아 공격으로 지지율을 만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사실 북한 문제는 1순위가 아니다. 이슬람국가(IS)는 물론이고 미국이 처리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도 엄연한 이슈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오바마는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그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트럼프는 미국민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그 급박함(?)이 오늘날 한반도 긴장 사태를 몰고 오는 또 다른 이유라는 분석이다. 사실 이는 어쩌면 북한도 바라고 있었던 사항이다. 미국식 표현으로 '북한이 계속 도발'해 미국 주류 매체에 보도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더욱 난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주석을 강하게 압박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초한 한반도 긴장은 역설적인 그의 바람대로 이번에는 조용하게 끝날지도 모른다.

북한도 나름대로 얻을 것은 얻은 관계로,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4월 15일) 군사 퍼레이드에서 신형 ICBM을 선보이는 것으로 도발을 마감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4월이 넘어가면 북한은 더 이상 도발을 하지 않을까?

만약 도발을 한다면, 미국은 또 군사적 공격 가능성으로 압박하고 나올 것인지도 의문이다. 시리아 공격도 러시아에 2시간 전에 알려주고, 시진핑 주석에게도 정상회담장에서 예의를 구할 정도로 짜인 각본이었는데, 북한 공격도 이러한 각본이 가능할까.

쉽게 말해 북한에 군사적 공격을 감행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민을 상대로 긴급 기자회견을 하는 순간, 미국민들은 모두 환호하며, 트럼프의 지지율은 또 오를지도 의문이다. 아마 그 답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참모들도 다 알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북한은 시리아와는 다르다는 것은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군사 공격 옵션을 거론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언제까지 이러한 대북 문제의 '딜레마'를 계속할지도 의문이다. 이미 트럼프 참모진들이 미국 외교 정책에서 강경 노선을 주장하고 있는 이른바 '매파'로 가득 차 있음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왜 우리 병사들이 남의 나라 국경을 지켜줘야 하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우는 대북 강경책은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와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딜레마'를 미국 국민들에게 어떻게 해명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중의소리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한반도 위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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