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주년을 맞이한 16일 오전 진도 팽목항 등대 앞에서 학생들이 고개 숙여 묵념하고 있다.
정민규
세월호 참사 이후 세 번째로 맞는 4월 16일 진도 팽목항에는 아침부터 짙은 해무가 내려앉았다. 해무에 휩싸인 분향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분향소 밖에서부터 손수건을 꺼내 꾹꾹 눈을 찍어 누르던 여성이 어린 학생들의 사진을 바라보고는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오전 10시 반부터 시작한 추모행사에서 지난 3년간의 영상이 상영되자 곳곳에서 낮은 흐느낌이 들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의 모습이 나오자 교복을 입고 참석한 진도 지역 중·고등학생들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반성과 다짐이 반복됐다. 이동진 진도군수는 "세월호의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규명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면서 "우리 사회 어디서든 세월호와 같은 사고는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고, 세월호 참사가 잊혀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도 "세월호 사건은 대한민국이 위선의 허울 뒤에 얼마나 추악한 진실을 감추고 있었는지를 상징한다"면서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길 만큼 자본과 권력이 심각하게 부패하고 타락했다는 사실을 충격적으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세월호 진상규명은 그런 타락과 부패를 청산하고, 그 바탕에 안전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일로 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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