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홍찍문' 발언에 홍준표 "또 토굴 가진 마라"

대선으로 흔들리는 '워싱턴 두 오리알'의 우정

등록 2017.04.19 10:39수정 2017.04.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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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007년 2월 28일 한국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손학규 18일 대구 유세 당시]
"홍준표를 찍으면 누가 대통령 되나. 문재인이다. 안철수를 찍어야 한다."

[홍준표 19일 페이스북 일부]
"이번 선거가 끝나면 해남 토굴로 가서 또 정치쇼 하지 마시고 광명자택으로 가셔서 조용히 만년을 보내시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와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옛 우정이 무색할 정도로 거친 공방을 주고받았다.

홍 후보는 특히 이날 페이스북에서 손 위원장을 향해 "같은 당에서 선배로 모시고 존경해오던 분이 무슨 미련이 남아서 막바지에 저렇게 추하게 변해가는 지, 참으로 정치는 알 수 없는 것이다"라면서 "옥스포드 출신답게 자중해서 선거운동 해라"고 맹비난했다.

자신을 "찍지마라"고 외친 손 위원장에게 서운함을 넘어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지난달 31일에는 당시 손학규 캠프 김유정 대변인이 최종 선출 된 홍 후보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는 홍 지사가 대선후보라니 측은지심이 인다"고 논평을 내기도 했다.

한때 '손학규 띄우기' 나서기도 했던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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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부산 진구 서면 천우장 일대에서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 ⓒ 이희훈


홍 후보와 손 선대위원장은 1999년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함께 유학했을 정도로 깊은 우정을 나눈 사이다. 당시 의원직을 상실한 홍 후보와 1998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손 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 좌절을 겪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미국 유학 생활을 함께 보내며 '워싱턴 오리알 3인방'이라는 별칭을 얻은 바 있다.


이들의 우정은 오래도록 이어져 이후에는 정치적 '절친'으로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2007년 2월 28일 한국노총 정기대의원대회 날,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연단에 올라 자리에 앉아있던 손학규 당시 전 경기지사를 지목하며 "손 전 지사가 뜰 수 있도록 한국노총 대의원들이 성원 해달라, 저 사람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관련 기사 : 홍준표, "손학규,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그는 2006년 9월에도 당시 이명박, 박근혜 후보에 비해 저조한 지지율로 침체를 겪던 손 위원장에게 '손학규 선배의 건승을 기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응원글을 남기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 글에서 "1999년 워싱턴에서 같이 유학할 때의 손 선배의 모습이나, 지금 민심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 모습은 오로지 우국충정이라는 하나의 화두만을 추구하는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이라며 손 위원장을 띄웠다.


두 사람의 이토록 지극했던 우정은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과거형'이 됐다. 홍 후보는 당일 페이스북에서 "여태 손 위원장이 우리 당을 배신하고 나가도 비난한 적이 없고, 또 민주당을 배신하고 국민의당으로 갔을 때도 비난한 적이 없다"면서 "다만 정치 낭인으로 전락해 이당저당 기웃거리는 것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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