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경북 안동 중앙로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유세에 참가한 지적장애인들이 소속된 안동시 ○○○주간보호센터.
이희훈
"자체 교육 안했다"더니, 투표용지 내밀자 "김○○ 선생이 했나?"문제의 주간보호센터 센터장과 직원들은 <오마이뉴스> 기자가 투표연습용지 발견사실을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투표 연습을 시키지 않았느냐'고 묻자 "실제 후보들 이름이 적힌 용지로 연습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직원 박아무개씨는 "선거관리위원회 투표 체험할 때 백두산, 한라산 뭐 그런 식으로 연습했다"고 반박했다. 기자가 "여기서 따로 연습한 적은 있느냐"고 묻자 김 센터장은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재차 "실제 후보들 이름으로 연습한 적 없나"라고 물었으나 김 센터장은 "그렇게 하면 안 되죠"라고 부인했다. 선관위 주관 투표체험교육을 했을 뿐, 따로 자체 투표교육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자가 발견한 투표연습용지 한 장을 꺼내자 김 센터장은 당황한 기색으로 "우린 모른다, 우리 아니다"라고 잡아뗐다. 기자가 발견 장소와 경위를 설명하는 동안 센터장과 직원들은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 갑자기 주 팀장이 "그때 김○○ 선생이 한 거 아닌가"라고 말을 꺼냈고 "이게 언제 한 거더라?"라며 직원에게 물었다..
김 센터장은 '모르쇠 모드'로 돌아섰다. 그는 "저는 여기 위에 주간보호센터장이라 몰랐다"며 사전투표에 이어 교육 사실도 몰랐다고 부인했다. 박 팀장도 "(자체 교육 사실을) 센터장에게 보고를 못 했다"며 센터장을 옹호했다.
주간보호센터가 4월 12일 선관위 주관으로 투표체험교육을 진행했고, 센터가 자체적으로 투표교육을 한 사실이 센터 직원을 통해서도 확인된 것이다. 지난 4일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센터 이용자들의 증언, 곧 '2번 찍으라'는 교육이 이 센터 자체 투표교육에서 이뤄졌을 거란 추측이 가능하다.
직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 자체 교육에선 각 후보의 선거공보물에 나온 공약을 읽어주며 설명한 일도 있었다. 선관위 관리 없이 이뤄진 이 같은 행위도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4일 안동시에서 열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유세 현장을 취재하다 지적장애인들이 동원돼 있는 현장을 발견, 이들로부터 "투표하러 간다"는 말을 들었다. 지적장애인들을 태운 승합차를 추적해 이들이 사전투표로 동원됐고 이후 주간보호센터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대접한 사실을 확인했다.
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이들 장애인들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2번을 찍으라'는 센터 직원들의 종용이 있었다고 증언했으나, 이 센터의 책임자인 센터장과 직원들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었다. 해당 센터장은 현재 자유한국당 경북선대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첫 보도 이후,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각 정당들은 지적장애인을 동원해 홍준표 후보에 투표를 종용한 의혹에 대해 즉각적인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촉구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영남 일대에서 벌어지는 홍 후보 측의 조직적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도 내사에 착수했다. 안동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아직 입건은 하지 않았고, 내사에 착수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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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유세 동원된 지적장애인, 사전투표 전에 기표연습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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