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투표 못하지만 비정규직 해결할 대통령 원한다"

'27일째 고공농성' 울산 조선업 해고자 전영수·이성호

등록 2017.05.07 20:04수정 2017.05.07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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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울산지역 노동계는 차기 정부에서 과연 비정규 철폐와 노동권 보장이 실현될 것인가를 두고 관심이 높다.

하지만 조선업종 대량해고 당사자이자, 이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강하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7일 울산 북구 성내삼거리 고가도로 교각 아래에서 27일째 고공농성 중인 금속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전영수(42) 조직부장과 이성호(47) 대의원을 전화로 연결해 이들이 처해 있는 상황과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지 들어봤다. 

울산 조선업 해고자 고공농성 금속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전영수 조직부장과 이성호 대의원이 울산 북구 성내삼거리 염포터널교각에서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울산 조선업 해고자 고공농성금속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전영수 조직부장과 이성호 대의원이 울산 북구 성내삼거리 염포터널교각에서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수상

- '대량해고 구조조정 중단', '노조활동 보장', '블랙리스트 폐지', '하청조합원 고용승계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 4월 11일 오전 5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27일째다. 건강상 문제는 없는가?
전영수 조직부장 : "크게 아픈 데는 없다. 황사와 바람이 좀 불편하지만  아래에서 부당한 노동착취와 해고에 직면해 있는 동료들에 비하면 버틸 만하다."
이성호 대의원 : "식구들과 연락도 하며 안부를 전하고 있다. 특히 교각 아래에서 지원해주는 동료와 그리고 농성을 지지하는 지역 주민들의 응원에 힘을 얻고 있다."

- 농성장을 내려와 9일 투표가 가능한가?
전영수 조직부장 : "불가능하다. 내려가면 경찰에 연행될 가능성이 높다. 아쉽지만 투표는 어려울 듯하다."
이성호 대의원 : "대선 투표는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했다. 이번은 불가피하게 참여하지 못할 것 같다."

 고공농성장이 위치한 울산 북구 성남삼거리 염포터널 고가도로 교각. 높이가 약 20m에 이른다.
고공농성장이 위치한 울산 북구 성남삼거리 염포터널 고가도로 교각. 높이가 약 20m에 이른다. 최수상

- 선호하는 후보가 있는가?
전영수 조직부장 :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현안에 대한 공약들을 내놓은 후보들이 있지만 솔직히 마음에는 와 닿지 않는다. 노동자를 위한다지만 실감은 못하겠다. 그나마 일찍이 현장을 찾아와 응원해 준 심상정, 김선동 후보로부터는 위안을 얻었다."
이성호 대의원 : "기호 1~5번 사이에 후보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나마 10번 김선동 후보는 지금까지의 행보를 봤을 때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후보라 생각된다. 하지만 인지도가 낮아 당선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는다."

"비정규직, 서민 위한 대통령 원한다"


- 기자 : 차기 대통령에게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전영수 조직부장 :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쳐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비정규직 문제는 정점을 찍었다. 앞선 정부들은 솔직히 노동자보다는 자본가와 더 친밀했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은 이러한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고 반드시 자본가들의 부당한 노동행위를 근절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이성호 대의원 : "이번에는 투표를 하지 못하겠지만 선출될 차기 대통령은 이 땅의 서민이 하청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으로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주기 바란다. 하청노동자들도 노동 3권에서 보장하는 노조활동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동적폐는 무덤으로, 노동권리는 세상밖으로"를 실현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대선후보에게 울산 노동계 현안문제 해결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지난달 17일 고공농성장 아래에서 열렸다.
대선후보에게 울산 노동계 현안문제 해결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지난달 17일 고공농성장 아래에서 열렸다.최수상

- 농성에 돌입하며 요구한 사항들에 대한 진행상황은 어떤가?
전영수 조직부장 : "우리가 고공농성을 하게 된 이유는 현장에서 말도 안 되게 이뤄지는 부당노동행위가 너무 많고 이를 호소하는 우리의 목소리가 세상에 전해지지 않아서다. 그래도 사측은 우리의 요구에 대해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현대중공업은 미포조선의 문제로 돌리고 미포조선은 하청업체의 문제라며 회피하고 있다. 여기에다 수구세력들은 종북좌파니, 빨갱이니 하는 색깔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성호 대의원 : "요구사항에 대한 사측의 대답이 없다. 사측은 우리가 제풀에 지쳐 내려올 것으로 본다. 하지만 힘이 닿는 데까지 싸워 볼 것이다."
덧붙이는 글 뉴스행동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고공농성 #울산 #9일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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