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월에는 탄핵하라-14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이희훈
5.9 대선은 분노한 촛불시민들이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리면서 앞당겨진 선거입니다. 하지만 대선 날짜 몇 달 앞당기자고 촛불을 든 것이 아닙니다. 엄동설한에서도 광장에 모여 '이게 나라냐'고 외친 촛불시민들은 총체적 국정농단으로 민주주의와 헌법질서가 유린되고 있는 현실에 분노했습니다. 촛불혁명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감옥으로 보낸 것에 그칠 수 없습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우리 삶이 바뀌어야 진짜 촛불혁명입니다.
'장미 대선'이 아니라 '촛불 대선'입니다. 정의롭고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역사적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과거 정권에서 비롯된 인적, 제도적 적폐청산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 바탕 위에 시급한 개혁과제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의사와 요구가 최우선으로 반영되는 공정한 법과 제도도 만들 수 있습니다.
촛불광장은 '박근혜 탄핵'만 외친 게 아닙니다. 양극화·불평등 해소와 노동권 보호, 재벌개혁과 복지확대 등 민생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어떤 후보가 이러한 촛불혁명의 요구를 잘 실현할 수 있을지, 5.9 대선에서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결연하게 선택할 때입니다.
지난겨울, 갓난아이를 맡기고 촛불광장에 나와 발을 동동 굴러야 했던 시간, 살을 에는 추위를 뚫고 흘렸던 뜨거운 눈물, 일면식도 없는 시민과 붙어 앉아 같은 마음으로 구호를 외치며 나눴던 촛불. 잠시 잊고 있었다면 다시 기억해 주세요. 그 순간들은 상처이자 감동이고, 촛불로 직접 써내려간 민주주의의 새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촛불 대선입니다. 우리 모두 이안이와 세연이에게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6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공유하기
"7개월을 기다렸다, 드디어 내일 심판하는 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