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사드배치 철회 성주여행

등록 2017.05.14 15:13수정 2017.05.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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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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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농사일을 내려놓고 아침에 집을 나서 밤 늦도록 다녀 온 사드배치 철회 성주여행 여운이 진하다. 소성리 3차 범국민평화행동 집회와 305일차 성주군청 앞 촛불집회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다. 소성리에서는 백남기 농민 농성장과 촛불광장에서 자주 뵈었던 분들을 만났다. 나도 어느새 전문시위꾼이 된 건가? 집회 현장에서 인사 나누는 지인들이 많으니 말이다.

소성리에서 인간 띠를 이어 손에 손에 돌을 날라 월명리 진밭교에 평화의 돌탑을 쌓았다. 소성리 집회에 이어 성주군청 촛불집회까지 마치고 집회에 참석한 성주군민들과 외지 손님들이 긴 하루를 마치며 다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소성리 집회에 이어 촛불집회까지 함께 한 외지 손님 다수는 청주에서 온 시민사회단체 분들이다. "충북의 맨 아래인 청주와 맨 위인 단양에서 왔으니 충북 도민들이 다 온 거나 마찬가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힘겨운 싸움을 하는 성주군민들 마음을 위로하려는 속마음에서다.

집회를 모두 마치고 사드배치 철회 성주군민 대책위 여성분과위원회 뒤풀이 자리에 따라가서 속사정 이야기를 밤늦도록 들었다. 305일째 장기 투쟁을 하면서 성주군농민회와 성주군 전여농(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투쟁의 중심을 잘 잡아왔다. 특히 살림을 맡은 여성분과는 전여농 회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나 역시 전농 단양군농민회 깃발 앞세우고 아스팔트 농사를 짓는 농민회 활동을 하는 농민이다. 낮에는 농사일 하고 밤에는 집회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꾸려 나간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는 걸 잘 안다.

이런 기적을 일구어낸 살림꾼들 얼굴이 참 밝고 맑아 놀랐다. 긍정의 힘, 연대의 힘을 통해 하루하루 절망을 딛고 자라난 결과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에게 86퍼센트 몰표를 던진 성주, 19대 대선에서도 홍준표에게 56퍼센트 표를 던진 성주지만 사드철회 투쟁을 거치며 희망이 연꽃처럼 피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희망이다.

장기투쟁의 어려움을 희망과 절망, 빛과 어둠이라는 키워드로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한 위원이 말한다.


"오늘처럼 큰 집회 치르면서 기운이 막 나다가도 아침에 일어나면 맥이 쪽 빠져. 그러다가 저녁에 집회 나와 언니들, 동생들과 집회 준비하고 사람들 만나면 또 기운이 나지. 이렇게 하다보니 305일까지 왔네. 이렇게까지 버티리라고는 생각도 몬했잖아, 처음에는."

뒤풀이에서 좌중을 휘어잡던 절대긍정 여성분과 맏언니가 자리를 마칠 때쯤 갑자기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 싸움이 언제나 끝날까? 이제 끝날까?"

문재인 대통령이 이 질문에 하루 빨리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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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단양한결농원 농민이자 한결이를 키우고 있는 아이 아빠입니다. 농사와 아이 키우기를 늘 한결같이 하고 있어요. 시골 작은학교와 시골마을 살리기, 생명농업, 생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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