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대신 잡초만 무성한 '부실투성이' 무한천 조경공사

등록 2017.05.16 11:40수정 2017.05.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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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무한천 환경정비사업이 부실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지난해 11월 30일 준공한 '예산지구하천정비사업' 중 주민휴식 및 여가를 위해 조성한 조경공사가 엉터리로 시공돼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하천조경사업에 대해 충남도로부터 관리 이양(인수인계)을 받은 예산군이 이를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은 홍수 예방과 주민휴식 및 레저공간 조성을 위해 지난 2011년 착수해 5년 동안 총사업비 240억 원이 들어간 공사다.

충남 예산군 오가면 원평리에서 신암면 탄중리까지 무한천을 따라 6.7㎞ 구간에 제방보축과 더불어 체육공원, 자전거도로, 산책로, 징검다리, 야생초 화원을 조성했다.

무한천환경정비사업 중 산성·석양지구에 심은 초화류(야생초)는 보이지 않고 잡초만 무성한 모습. ⓒ <무한정보> 이재형


눈에 띄게 부실이 드러난 지점은 산책로 주변 등의 야생초화류를 식재한 조경공사다. 특히 무한천(우안) 석양지구 바이크공원 아래 샛강 주변(수변 식생대) 산책로에는 준공도면에 나타난 지피초화류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식재수량표와 도면을 보면 수크령 6만5000여 본, 꽃창포 3만2000여 본, 줄무늬 석창포 1만여 본, 노랑붓꽃 1만2000여 본, 금불초 2만4000여 본 등 산책로 주변이 야생화로 꾸며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업준공 5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현재, 이곳에는 잡초만 무성하고 초화류는 눈을 씻고 찾아봐야 할 정도다.

취재에 동행한 한 조경전문가는 "애당초 제대로 심지를 않았다. 한 눈에 봐도 초화류는 계획본의 20%도 심지 않았다. 이건 완전히 (시공사가) 거저먹은 거다"고 단정했다.

이어 그는 "곧 여름인데 잡초에 묻혀 버리면 하자보수 책임을 묻기도 어려워진다. 그 전에 보수가 아니라 다시 심어야 한다. 이런 곳(관리가 어려운 곳)에 야생초 구근(알뿌리)을 심는 것으로 설계를 한 것부터 잘못됐다. 참 이상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샛강 주변보다 먼저 심은 것으로 보이는 예산산성 아래(산성지구) 원두막 주변은 더 황량하다. 경관을 위해 식재한 초화류는 상당부분이 사라지고 쑥대밭으로 변해가고 있다. 또한 느티나무와 등나무, 잔디(바이크공원 인근)도 상당부분이 고사했는데 봄철이 다 지나도록 보식을 하지 않고 있다.

실상이 이런데도 지난해 11월 준공에 앞서 기자와 만났던 시공사와 감리단 관계자는 "봄이 되면 무한천변 산책로에 꽃이 만발할 것이다"라고 장담까지 했을 정도다.

예산지구하천정비사업의 조경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하자보수가 시급한 실정임에도 관계기관은 봄이 다 가도록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남도로부터 무한천 예산지구 준공에 따른 시설물 인수인계를 받은 예산군청 관계 공무원은 "인수인계 시점이 겨울이라 초화류는 확인할 수가 없어서 제대로 인계받지 못했다. 빠른 시일안에 공사관계자를 불러 하자보수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무한천 주변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처음부터 공사하는 걸 지켜봤는데, 하천변에 쓸데없는 짓을 하더라. 거기에 꽃을 심어봤자 잡초 때문에 살 수가 없다. 더구나 그냥 놔둬도 생길 억새와 띠(수크령)는 왜 돈 들여 심는지 참으로 알 수가 없다. 차라리 유채꽃씨를 뿌리든지, 사료작물을 재배하는 게 실속이 있지 않냐. 정말로 나라에 돈이 썩어 돈다"고 탄식했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무한천 #하천정비 #조경공사 #엉터리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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