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나눈 김광호 교사는 여수여양고에서 국어과목을 23년간 가르쳐 오고 있다.
오병종
- 어떤 내용이 담긴 책인가?"대부분의 글은 교육에 대한 상념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사회 등에 관한 내용이다. 나름 현상과 진단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며 건강한 사회를 꿈꾸는 내용들이다. 이 책이 밝은 세상을 여는 한 편의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오롯이 펼칠 수 있는 고민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기성세대가 자신과 사회를 되돌아보는 반성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 고민의 출발, 기성세대의 반성. 절실한 얘기라고 본다. 어떤 걸 고민하고 반성해야 하는가?"무겁지만 잠시 현실을 되돌아보자.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올바른 인간을 제대로 양성했는가? 좋은 학교, 좋은 집, 좋은 차를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지는 않았을까? 다시 말해 학교는 출세(出世)를 향하는 관문 역할에만 머물렀다는 얘기다.
이젠 우리나라도 교육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즉 폭넓은 인문학 영역을 다뤄야 한다. 이를테면 고전, 철학, 심리, 독서, 문화, 예술 등 을 초등과 중등 교육 현장에서 인문학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교육 프로그램화해서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다양한 인문학과의 만남을 통해 자아와 삶에 대해 진중하게 고뇌하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올바른 가치관과 인생관, 세계관을 정립하게 도와줘야 한다고 본다. 즉 역사, 철학, 심리, 고전, 문학을 바탕에 깔고 국어, 영어, 수학 지식을 더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 나라의 교육은 길게 봐야 한다. 이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소위 명문대(?)에 몇 명의 학생을 보냈느냐의 입시 결과를 놓고 교육을 잘했느니 못했느니 말하는 엉터리 교육은 지양했으면 좋겠다. 그런 우리 교육 현실을 반영해서 책 제목으로 '우리 교육 미쳤어'라고 표현 한거다.
특히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지수가 높은 학생이 많이 재학한다고 그 학교를 명문 고등학교라고 칭하는 그런 세태는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대한민국 국민은 교육을 편협하게 정의하지 말고, 말 그대로 '체성(體性)·덕성(德性)·지성(知性)'을 기르는 통 큰 교육으로 전면적인 개선을 했으면 좋겠다."
- 저자는 인문학을 강조했다. 흔히 인문학적 고민을 하는 것은 배부른 사람이나 허황된 이상주의자라고 말하기도 한다."전혀 그렇지 않다. 현실을 한번 돌아보자. 타인과 조화나 배려보다는 나만의 성공을 향하여 달려가는 배금주의자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일상에서 역사와 철학 그리고 문학과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온몸에 생채기를 갖고 있다.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 우린 인문학과 친근하게 지내야한다. 머리를 넘어 감성으로, 감성을 넘어 영혼으로 향했을 때 마하트마 간디나 테레사 수녀처럼 훌륭한 품성과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진정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런데 왜 우리는 인문학을 가까이 하면서 살지 못하는가?"나는 우리 사회가 희망과 행복을 노래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물질적인 여건이 다 갖추어져 있다. 그렇지만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까. 돈이다. 바로 '부자되세요', '황금빛 숫자 넘버 원'만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삶이 인생의 전부인양 주장하는 필부필부(匹夫匹婦)가 많기 때문 아니겠나?
그들의 주장에 일부 동의는 하지만, 그런 지배적인 사회 의식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프고 힘들다. 우린 이런 '배금주의'세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숨 쉬는 삶의 터전은 돈도 중요하지만 너와 나의 인정이 넘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돈이 다가 아니다. 그들이 숨 쉬는 삶의 터전은 너랑 나랑 함께 뒹굴고 노래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천박한 자본이 뽐내며, 가난한 시인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문제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