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으로 풀려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지난 2009년 5월 26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주말에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봤다. 여러 번 울컥했지만, 속으로 삼켰다. 과거 노무현 변호사를 마크(담당)했던 전 중앙정보부 요원 이화춘 씨, 운전기사 노수현 씨의 얘기가 절절했다. 영화를 다 보고나니 불현듯 한 사람이 떠올랐다.
'인간 노무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인데, 이 영화에 등장하지 못했다.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는 노무현의 영원한 후원자이자 동지였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다. 지난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던 때 강 회장은 사실상 정치 보복으로 옥중에 있었다.
구속된 지 47일만인 같은해 5월 26일에야 보석으로 풀려난 강 회장은 곧바로 봉하마을을 찾았다. 빈소에 도착한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을 보자마자 굵은 눈물 방울을 흘리며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일국의 대통령을 하셨던 분인데 그렇게 사람을 치사하게 괴롭힙니까"라며 울분을 토했다. 당시 강 회장의 눈망울에 담긴 슬픔을 과연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강금원 회장은 3년 후인 2012년 8월 2일, 친구 노무현의 곁으로 갔다. 강 회장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고마움과 미안함'은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4월 17일 '사람사는세상' 홈페이지에 올린 '강금원이라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노무현과 강금원,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크나큰 부채 의식을 갖고 운명을 달리 했다. 한국 정치가 만든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