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5/16) 화면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의 <보도본부 핫라인> (5/16)에서 진행자 김미선 앵커는 "박 전 대통령 재판 준비 전념하느라 신문도 TV도 안 본다는데 유일하게 보고 있는 게"있다고 하면서 박근혜 씨가 구치소에서 영한사전을 읽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방송은 뒤이어 문승진 앵커의 설명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유영하 변호사 접견 시간을 빼고는 영한사전을 들여다보는데 시간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미선 씨는 이어 "재판 앞두고 언론은 제쳐두고 영어 공부만 매진하는 박 전 대통령의 심리는 뭘까요. 너무 궁금해서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라고 하며 정신과 의사의 인터뷰를 삽입했습니다. 박근혜 씨가 전 대통령이란 이유로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도 아니고, 구치소에서 개인의 사적인 시간을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는지는 그 개인의 자유입니다. 이를 구태여 전문가 인터뷰까지 넣어 방송하는 것은 이와 관련된 법적 논쟁을 흐리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됩니다.
채널A의 <정치데스크> (5/16)에선 과거의 감성을 자극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앞선 내용과 비슷한 이야기를 전한 뒤, 강병규 기자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방금 말씀하셨지만 이게 영어사전을 지금 많이 보고 있다고 하잖아요. 박 전 대통령은 또 중국어를 잘한다고 해서 좀 이제 직접 중국어를 사용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그랬는데요. 중국어의 경우 독학을 했다고 하고 이제 외국어 같은 경우는 영애시절부터 공부를 했다고 하는데 한번 관련 영상을 보시겠습니다"라며 박근혜 씨의 과거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박근혜 씨의 재판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사적인 부분만을 트집 잡는 것은 오히려 범법행위의 중대함을 가리는 처사입니다.
박근혜 놀리기에 푹 빠진 MBN의 김명준 앵커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로 들어가면서 청와대 안에 4면이 거울로 된 방이 있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 방은 박근혜 씨가 윤전추 전 행정관과 함께 요가 수업을 한 방으로 지목되었고, 그것이 세월호 7시간동안의 행적을 밝히는 과정 중 하나가 아닐까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MBN 김명준 앵커에게는 이 사안이 그저 '놀림거리'로만 치부되는 것 같습니다. MBN <뉴스파이터> (5/17)의 진행자인 김명준 씨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혹시 거울아 거울아하고 물은게 아니냐"는 우스개를 소개했습니다. 박근혜 씨와 이 거울방을 계속 연결지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해당 뉴스를 전하면서도 이런 '놀리기'는 지속됐습니다. 김명준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일 싫어했던 노래가 거울도 안 보는 여자였을까요?"라며 청와대 안 거울방을 비꼬았습니다. 뒤이어 박근혜 씨가 영어사전을 읽는 것과 관련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 안에서 TV와 신문을 끊고 영어공부에 매진중이라는데 어학연수 준비합니까?"라고 조롱했습니다. 프로그램의 마지막까지 김명준씨는 박근혜 놀리기에 매진했습니다. "백설공주의 계모가요.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라고 물었을 때 거울이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밖에 나가봤어야 알지"라고 조롱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씨가 분명 대통령의 자리에 있으면서 직무를 태만하고,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한 것은 맞습니다. 그에 대한 비판은 언론에서 충분히 나와야 하는 비판입니다. 하지만 거울방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조롱하는 것은 진행자로서 지켜야 할 태도가 아닙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3조 5항에는 '대담·토론 프로그램 및 이와 유사한 형식을 사용한 시사 프로그램에서의 진행자 또는 출연자는 타인을 조롱 또는 희화화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여전히 올림머리에 관심 쏟는 종편박근혜씨의 재판날까지 종편이 관심을 가진 건 올림머리입니다. 채널A <뉴스뱅크>(5/21)에 출연한 박지훈 변호사는 박근혜 씨가 재판에 나올 때의 모습을 설명하면서 "특히 이제 우리가 가장 궁금한 부분은 올림머리가 2시간 걸립니다. 그리고 안에서 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올림머리한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이렇게 보여집니다"라며 올림머리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같은 방송에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도 "아마 앞에서는 핀 같은 걸 사실 철로 된 거 이걸 못 쓰기 때문에. 또 안에서도 머리를 해 주는 분이 따로 없기 때문에 아마 예전에 휴가 갔을 때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올 것이라며 모습 이야기에 중심을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