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유혜준
서울둘레길 3코스인 고덕-일자산 코스는 서울둘레길 8개 코스 가운데 두 번째로 길다. 8코스인 북한산 코스가 34.5km로 가장 길고, 고덕-일자산 코스는 26.1km다. 소요예상시간은 9시간. 결코 만만한 길이 아니다.
소요예상시간이 17시간인 8코스는 하루에 다 걷기 버거워 두 번으로 나눠서 걸었다. 첫 날은 15.5km, 둘째 날은 19km를 걸었더니 딱 좋았다. 고덕-일자산 코스는 두 번으로 나누기에는 길이가 애매하다. 그렇다면? 하루에 다 걷는 게 좋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5월의 마지막 날, 고덕-일자산 코스를 걸었다. 소요예상시간이 9시간이라지만, 난이도가 초급이니 걷는 속도에 따라 1~2시간 정도는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길이 단조로워 걷는 게 지루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길이 단조롭기는커녕 너무 좋았다. 걸으면 걸을수록 무릎에 무리가 가는 아스팔트길이나 콘크리트길이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숲길과 산길, 도심길이 조화롭게 구성된, 걷는 재미가 있는 길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