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 펴냄
서돌
나를 포함하여, 이 질문에 대한 답변에 대해 고민하는 이라면 <왜 일하는가>를 통해 지금 하는 일의 목적과 방향부터 되돌아볼 것을 권한다. '왜 일하는가?'라는 이 난제에 '살아 있는 일본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렇게 단언한다.
"일은 고역이 아니라 나를 키우는 최고의 가치다!"좋아하는 일이라면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어떤 고생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내할 것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더 많이 해주고 싶어 한다. 그처럼 지금 당신 앞에 놓여있는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 이 마음가짐이 그 일의 성공과 인생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능률이 오르고 집중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해 평생 자신의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애석하게도 그런 사람은 1000명 중에 1명이 될까 말까다. 더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회사에 들어갔더라도 본인이 희망하는 부서에 배치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1만 명 중 한 명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1,000명 중 999명, 1만 명 중 9,999명은 불행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해야 하므로 능률이 떨어진다고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분야에서 출발했지만, 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네가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고 있다며 자신을 스스로 비하하고 불만스러워한다는 점이다.'(본문 56~57쪽)혹시 당신도 그런가? 이나모리 가즈오는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고, 배운 것이 없다고 절대로 주저앉지 말라고 강조한다. 틀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발상과 의욕만 있다면 맡겨진 일에 도전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일까. 저자는 "지금 일하는 것은 자신을 스스로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 닦으며,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직내 불연성 인간, 구성원을 불만과 탐욕으로 물들인다 저자는 아무리 힘겨운 일이라도 가족처럼 사랑한다면 뜻밖에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일을 사랑한다면 매일 똑같은 일을 해도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늘 고민하라고 한다. 하루에 하나씩만 더 낫게, 더 잘하게 노력하면 1년만 지나면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일에 대한 강한 집념과 애정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일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그는 이 책 곳곳에서 강조한다.
그러나 결코 변해서도 안 되며, 더 철저하게 지키고 키워나가야 할 것이 있다. 지시한 대로만 끌려다니지 말라고 당부한다. 끌려다녀서는 일을 마무리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분노와 불만은 자신을 옭아매는 근원이라고 강조한다.
'물질은 불에 가까이 대면 타는 가연성 물질, 불에 가까이 대도 타지 않는 불연성 물질, 스스로도 잘 타는 자연성 물질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연성 인간은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야만 행동하고, 불연성 인간은 좀처럼 불타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불씨까지 꺼뜨려 버린다. 이에 반해 자연성 인간은 스스로 행동으로 옮긴다.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이루어내려면 스스로 활활 타올라야 한다.'(본문 75쪽) 혹시라도 조직에 절대로 타지 않는 불연성 인간형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고 조직을 불만과 탐욕으로 물들일 수 있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제시한 '인생과 일 = 능력 X 열의 X 사고방식'이라는 인생 방정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능력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열의와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능력이 뛰어나고 열의가 없다면 전체의 합은 O에 가까워지지만, 불만으로 가득 찬 사고방식이 마이너스(-)일 경우의 전체의 합은 O보다 더 처참한 마이너스 값이기 때문이다.
능력이 60점에 열의가 90점, 사고방식이 90점이라면 인생 방정식의 값은 486,000점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낳는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사고방식, 예를 들어 -1점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5,400점, 사고방식이 삐뚤어진 사람이라면 –90점이 곱해져 -486,000점이라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변화의 시대에서 과거의 갇힌 사고에서 벗어나 변신을 시도하는 일은 정말 멋진 일이다. 그러나 "제2의 인생과 꿈을 이뤄냈다"는 성공담 역시 치장과 과장, 그리고 거품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남의 것을 탐하거나 먹는 것으로 장난치는 부도덕한 일이 아니라면,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땀 흘린 사람의 땀 냄새를 배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