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5.18 판결로 고통받은 사람들, 진심으로 죄송"

[인사청문회]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5.18, 평생의 괴로움이자 내면의 거울"

등록 2017.06.07 11:00수정 2017.06.0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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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선서하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하고 있다.

선서하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하고 있다. ⓒ 유성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5.18민주화운동 때) 제 판결의 결과로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7일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5.18은 저에게 굉장히 괴로운 역사이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모두발언에서도 김 후보자는 "(5.18은) 저에게 평생의 괴로움이자 동시에 판사로서 저를 끊임없이 성찰하게 만든 내면의 거울이다"라며 "5.18이 염원했던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수호의 정신은 판사 생활 하는 동안 줄곧 큰 기둥이자 버팀목이었다"라며 강조했다.

헌법재판관으로서 진보적 목소리를 내 온 김 후보자는 과거 군 재판관 복무 시 내렸던 5.18 관련 판결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김 후보자는 5.18 시민군에 가담한 여고생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진압군이 대검으로 사람을 찔렀다'고 말한 당시 현직 이장에 대해 유언비어 유포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김 후보자는 시민군 7명을 버스에 태워 운전했던 기사(버스로 인해 경찰 4명 사망)에게 사형을 선고했는데, 이는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를 두고 김 후보자는 "당시 4명의 경찰관이 돌아가셨고 유족들이 계시는데, 그 분들의 슬픔과 아픔을 참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주어진 실정법이 가진 한계를 넘기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후보자는 "(이후 나온) 재심 판결을 수용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5월 3단체(5.18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는 "헌법재판소장직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의 사안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극화, 노동, 교육, 환경 등 헌재 역할 요구되고 있어"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저에게 헌법재판소장의 소임이 허락된다면 헌법 수호라는 헌법의 본연의 임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신뢰를 받고 희망의 보루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1987년 우리 국민은 민주화의 열망을 담아 헌법을 만들고, 이 헌법을 지키기 위해 헌법재판소를 만들어주셨다"라며 "이러한 막중한 직위를 맡는 헌법재판소장의 후보자로서 두려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양극화, 노동, 교육, 환경 등 여러 경제적·사회적 문제들이 법적 이슈로 비화돼 헌법재판소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라며 "헌법재판소는 이 같은 새롭고 도전적인 현실 앞에서 우리 헌법을 올바르게 구현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헌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김 후보자는 "프랑스의 수상을 지낸 어느 정치인은 '전쟁은 너무 중요하기에 군인들에게만 맡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라며 "저는 '헌법은 너무 중요하기에 헌법재판소에만 맡길 수 없다'라고 말하고 싶다. 국민의 질책과 비판을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헤아리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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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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