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텐 프리' 식품이 '소화 잘 된다'는 것은 오해

일부 글루텐 프리 제품 영양소 함량 적고 칼로리 높아

등록 2017.06.12 16:47수정 2017.06.1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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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다수 소비자가 글루텐(gluten)을 제거한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다이어트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구입한 이들 중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거나 영양학적 가치가 있다고 오인해 구입한 사람은 전체의 40%가 넘었다.

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경희대 조리ㆍ서비스경영학과 윤혜현 교수팀이 국내 소비자 306명을 대상으로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 구매 의도와 소비 태도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개인소비가치가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에 대한 태도와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는 한국식품조리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조사 대상 소비자 중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구입해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38.6%였다.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 구입 경험이 있는 사람이 가장 많이 산 제품은 글루텐 프리 파스타(42.2%)였다. 글루텐 프리 베이커리(39.1%)ㆍ글루텐 프리 스낵(12%)이 그 뒤를 이었다. 

글루텐 프리 식품을 일부러 선택해 사먹는 이유론 '소화가 잘 될 것 같아서'가 27.1%로 가장 많았다. 이는 '글루텐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소비자의 일반적인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글루텐 프리 식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24.6%는 '영양학적 가치가 높을 것 같아서', 16.1%는 '체중 조절을 목적으로'를 구입 이유로 내세웠다. 

소비자는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에도 '영양성분표시'와 '칼로리'를 크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자의 43.2%가 '영양성분표시'를 본다고 응답했다. '가격'과 '칼로리'를 고려한다는 응답자가 각각 20.3%ㆍ17.8%로 뒤를 이었다.

실제로 글루텐 프리 관련 질병을 앓고 있는 소비자는 4.2%(5명)에 그쳤다. 많은 소비자가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치료식이 아닌 다이어트식 또는 건강 기능식품으로 알고 구매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교수팀은 논문에서 "소비자의 인식과는 달리 일부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은 일반 가공식품에 비해 오히려 영양 측면에서 떨어지거나 칼로리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며 "건강기능식품이나 다이어트식품으로 잘못 알고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팀이 언급한 연구 논문에선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이 일반 식품보다 철ㆍ마그네슘ㆍ아연ㆍ망간ㆍ엽산 등 영양소 함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텐 프리 빵은 일반 빵보다 칼로리가 30% 정도 더 높았다.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은 원래 글루텐을 섭취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거나 신체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환자의 치료용으로 만들어졌다.


미국ㆍ유럽ㆍ중동 등에선 글루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알레르기 환자가 인구 133명에 1명꼴로 흔하지만 국내에선 단 1건의 임상 보고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에선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반드시 섭취해야 할 소비자는 거의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2016년에 발표된 '구글 식품 트렌드 2016' 보고서에 따르면 글루텐 프리 식품(Gluten free foods)은 음식 관련 식이요법 분야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였다. 현재 미국에선 약 1만개의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과 1700여개의 글루텐 프리 음료가 시판되고 있다. 전체 미국 내 신제품 출시의 24.3%를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이 차지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데일리 푸드앤메드'(www.foodnmed.com)에도 실렸습니다. (저작권 ⓒ ‘당신의 웰빙코치’ 데일리 푸드앤메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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