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 내려놓고 편히 쉬길"
국회에서 사과한 LG유플러스

"원청업체로는 이례적"... 13일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실습생 사망사건 경과·결과 보고회'

등록 2017.06.13 22:12수정 2017.06.1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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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 실습생 사망사건 경과?교섭결과 보고회' ⓒ 김성욱


"헤드셋 내려놓고 편히 쉬기를"

콜센터 현장실습생으로 과노동과 감정노동에 시달리던 고 홍수연(19)씨 사망사건에 대해 원청 업체 LG유플러스가 5개월여 만에 공식 사과했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가 콜센터 업무를 위탁한 하청업체 LB휴넷은 지난 7일 고인과 유가족에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다섯 달 걸린 사과, LG유플러스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 합의)

유필계 LG유플러스 부사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 실습생 사망사건 경과·교섭결과 보고회'에서 "저희 LG유플러스는 협력사 고객센터에서 발생한 이 사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유 부사장은 또 "6월 7일 합의가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고인이 영면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유족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 부사장은 콜센터 상담사나 고객센터 운영에 대한 다각적 점검과 개선 대책 시행을 약속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정기적 외부 노동 감사 시행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운영중단 △유가족 배·보상 △감정노동자 보호대책 마련 △시간 외 근무 중단 △전주시 감정노동 실태조사 적극 협조 △일반상담업무와 영업상담업무 분리 등이 주요 합의 내용으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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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 실습생 사망사건 경과?교섭결과 보고회' ⓒ 김성욱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고군분투해온 공동대책위원회 측은 원청 업체의 공식 사과에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이었다.

박대성 희망연대노동조합 공동위원장은 "LG유플러스와 LB휴넷 모두 재발방지대책을 갖고 이 자리에 나왔다는 점에 우선 감사하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통해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LG유플러스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위원장은 "재발 방지가 단순히 제도 개선에 머무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실행될 수 있으려면 원청 사용자의 책임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원청의 간접고용 방식이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며 LG유플러스의 직접고용 전환 등 문제해결을 위한 보다 전향적 자세를 촉구하기도 했다.


강문식 민주노총전북본부 교육선전부장도 "원청 업체가 하청 업체 근로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 입장을 표명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사례가 앞으로 원청 업체들이 하청 노동자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현장실습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최소한의 보호장치도 없이 험한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며 "이는 결코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취업 경쟁에 내몰린 학교, 관리감독 안 하는 정부, 성과에만 매몰된 기업이 빚어낸 참사"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이학영 민주당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 무소속 윤종오 의원 등이 참석했다.

고 홍수연씨는 특성화고 3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 2016년 9월부터 LG유플러스 고객센터로 취업연계형 현장실습을 나갔고, 졸업을 보름 앞둔 2017년 1월 2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홍씨는 현장실습표준협약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수습기간 중에도 콜수 실적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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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 실습생 사망사건 경과?교섭결과 보고회' ⓒ 김성욱


#LG유플러스 #LB휴넷 #간접고용 #현장실습 #감정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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