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홍준표의 '모두까기'
"주사파 패당 정부" "어딜 감히!"

공식 출마 선언, 문재인 정부·친박 맹비난, "외연 확장할 놈 있으면 나와 보라해"

등록 2017.06.18 12:32수정 2017.06.18 12:32
42
원고료로 응원
a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새 대표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나는 포털도 보지 않는다. 모든 게 주사파 찬양시대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중략) 결국 친박 패당 정부에서 주사파 패당 정부로 바뀐 것에 불과하다."

"외연 확장할 놈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라. (나더러 외연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왜 여태 못했을까. 왜 이 당을 망하게 했을까. 입이 백 개가 있어도 할 말이 없을 거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당권 출마 기자간담회는 현 정부에 대한 비난과 일부 친박 세력을 겨냥한 역정으로 채워졌다. 그는 이따금 큰 목소리로 호통을 치거나, 당 출입기자들에게 "(당을) 조롱하거나 비아냥대지 않았으면 한다"고 훈계하기도 했다.

패장 홍 트럼프의 귀환.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지 40여 일 만의 '재등판'이다. 홍 전 지사는 18일 당사에서 "지금 집권한 것은 주사파 세력으로, 주사파 세력들은 여론과 언론을 관리하고 선거를 이끌어 간다"며 "당이 국정파탄 잔재 세력들로 남아있으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나. 바뀌지 않으면 이 당은 떠내려간다"고 말했다.

강력한 '대여투쟁'을 강조하는 동시에, 당내 일부 친박 세력을 향한 '쇄신'을 예고한 것이다. 홍 전 지사는 이어 "(지금 이대로라면) 박근혜 잔재당으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지방선거와 총선이 어떻게 되겠나, 국정 파탄세력과 결별하지 않고는 이 당이 살아날 길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퀴벌레가 누구냐고? 반응한 사람이 스스로 자백"

일부 친박계 인사가 지적한 자신의 '한계'에 대해서는 반박을 넘어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전 지사는 다른 후보에 비해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어딜 감히!"라고 소리치며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 "(미국 체류 당시) 친박 국회의원들을 바퀴벌레로 표현했는데, 누구를 의미하나."

홍준표 : "야 이 양반아, 그걸 이야기하면 명예훼손으로 제소 된다. (다만) 미국에서 그걸 쓰고, 누가 반응하는가 유심히 봤다. 반응하면 스스로 자백하는 거다."

특정 친박 인사를 향한 비난도 이어졌다. 홍 전 지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친박계를 겨냥, "박근혜를 팔아 친박 국회의원 하다가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있고, 감옥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자들"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a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 대표 선출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그는 이에 대해 "내가 이야기하는 국정파탄세력은 극히 일부"라고 해명하면서도 "그런 사람들은 이제 국민 앞에 나오면 안 된다, 당을 위해 들어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홍 전 지사의 페이스북 글에 "낮술을 먹었느냐"며 맹비난 한 바 있다.

지금 지도부의 '대여 전략'에 대한 비판도 곁들였다. 홍 전 지사는 "정우택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의 '야당으로서의 기조'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대답하지 않겠다"면서도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낙마가 한국당의 (대여) 활동으로 이뤄진 건가"라며 대응이 부실했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여론 조작'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 전 지사는 "이 정부는 특이하게도 야당이 반대하면 우호적인 여론기관을 통해 여론을 만든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유지하고 장악하는 첫 단계가 선전부를 장악하는 거다.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언론 못 믿는다는 홍준표, "질문이 조잡스럽다"

홍 전 지사는 또한 인사청문회 당시 일부 야권 인사들에게 쏟아진 '문자폭탄'에 대해서도 "왜 우파 진영은 그런 것을 못하느냐"면서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판에서 (문자폭탄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을 향한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일부 질문에는 "질문이 조잡스러워 답하지 않겠다"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그는 "옛날에는 상대방 출입기자들과 싸워서라도 자기 출입 정당의 이익이 되는 기사를 내려고 노력했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면서 "그런 낭만이 없어졌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홍 전 지사는 이어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그게 문제될 거 같으면 서로 숨겨주고 했는데, 요즘은 조심스러워서 만나기가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7월 3일 전당대회 당 대표 선출 무대에는 홍 전 지사를 비롯해 원유철 의원(5선, 경기 평택갑), 신상진 의원(4선, 경기 성남중원) 등 3인이 오르게 됐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당대회에 앞서 제주·호남·강원 지역에서 타운홀미팅을 열고, 이후 부산·울산·경남, 충청권, 대구·경북, 수도권 지역에서는 합동연설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문재인 #원유철 #신상진
댓글4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3. 3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4. 4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5. 5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