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로 향하는 문준용 의혹 허위제보자대선 당시 국민의당에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씨와 관련해 허위 내용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당원 이유미씨가 26일 오후 서울 남부지검에서 조사 중 긴급체포돼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율 하락에 고심 중인 국민의당이 대형 악재를 만났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증거로 제시했던 카카오톡 메시지와 녹음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이 지난 5월 5일 미국 파슨스 스쿨 동료의 증언으로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을 언론에 발표했지만 당시 카카오톡 캡처 화면과 녹음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주선 위원장은 이날 당시 이준서 최고위원이 평당원인 이유미씨로부터 카카오톡 캡처 사진과 녹음파일을 제보받았고, 당 차원의 자료 검토를 마친 뒤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선 이후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압박을 느낀 이유미씨가 지난 24일 당에 조작 사실을 털어놓았고, 이에 "하루 속히 국민들께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박주선 위원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의 사과 내용 중 몇 가지 석연찮은 점들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주선 위원장은 준용씨 특혜 채용 의혹의 증거로 제시된 카카오톡 캡처 사진과 음성파일은 평당원인 이유미씨가 자발적으로 제작한 것이며, 안철수 전 대표는 물론이고 당의 주요 관계자들이 관련 자료가 조작된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증거조작' 이유미를 평당원으로 볼 수 있을까그러나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의혹을 확산시킨 당사자인 이유미씨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여수갑 지역 경선에 출마했을 정도로 지역 정가와 당 내부 사정에 익숙한 인물이다. 또 그는 안철수 전 대표의 카이스트 제자로 지난 18대 대선 무렵부터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동참해 왔다. 박주선 위원장의 해명과는 달리 이유미씨를 단순 평당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민주당도 이 부분을 문제 삼고 있다. 백혜련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당이 사과를 했지만 검찰 수사를 앞두고 조직적인 공작과 조작을 덮기 위한 꼬리짜르기식의 사과는 아닌지 의문"이라며 "당시 안철수 후보를 비롯한 선거대책위원회 책임자들이 과연 이 사실을 몰랐을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혜 채용 의혹 조작 과정에 당 주요관계자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안철수 전 대표까지 정조준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증거 조작의 중심인물로 지목된 이유미씨가 국민의당의 해명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내놓아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26일 'JTBC 뉴스'는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증거 조작이 상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는 이유미씨의 주장을 단독 보도했다. 당시 증거 조작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 [단독] 국민의당 이유미 "지시로 한 일" vs "직접 조작")실제 이유미씨는 당원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지난 선거 때 문 후보 아드님 비방과 관련해 모 위원장의 지시로 허위자료를 만든 일로 오늘 남부지검에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마 당에서는 사과문 발표하고 저희를 출당 조치할 것입니다. 당이 당원을 케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많지만 나중에 할게요 ㅠㅠ. 혹시 피의자로 전환되어 구속될까봐 두렵습니다. 제 편이 아무도 없네요"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