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 부안여고 사과 취소, 이유는...

학생들 "교사 회의 거친 뒤 취소"... 교장 "퍼포먼스처럼 비칠까봐"

등록 2017.06.30 16:58수정 2017.06.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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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안여고 전경.
부안여고 전경.부안여자고등학교

[기사 보강 : 30일 오후 8시 25분]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성추행·협박 등을 일삼아 논란을 빚고 있는 전북 부안여고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 교사 사과'를 취소했다.

부안여고 측은 30일 오후 3시께 전교생 앞에서 교장 등 관리자를 포함한 전 교사가 무릎 꿇고 사죄하고 ▲ 재발방지 대책 ▲ 학생들 대상으로 한 치유프로그램 도입 계획 등을 밝힐 계획이었다.

이런 계획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일부 학생들에게는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날 점심시간이 지난 뒤 갑작스럽게 일정이 취소됐다. 부안여고 학생들은 "선생님들끼리 자체 회의를 거쳐 취소 결정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학생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최규연 부안여고 교감은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부 학생들의 갈등과 반목이 예상된다"라면서 "학부모님들의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라고 일정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갈등과 반목이 학생들 사이에서의 발생한다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최 교감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한 "학부모님들의 의견이 어떻게 분분하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길게 이야기할 수 없다"라면서 답을 피했다.

교장 "일종의 퍼포먼스처럼 보일까봐..."


이번 공개 사과가 취소된 이유를 김강남 부안여고 교장은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종의 퍼포먼스처럼 비칠 수 있다는 일각의 비판적 여론을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장은 "본래 모든 교사가 학생들 앞에 나서서 사과할 계획은 분명히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장에 따르면 "일부 학부모와 지역사회 내 여론 중 '설령 전 교사가 무릎을 꿇는다 한들 퍼포먼스로 밖에는 안 비칠 것'이라는 의견들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 경우 교사들의 진정성이 왜곡될 소지가 있어 위 여론들을 수용했다는 입장이다.


직접적 가해교사와 교장 등 관리자 외에도 전 교사들이 사과에 나서려 했던 이유에 대해 김 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잘못이 전혀 없다고 말할 만한 교사가 과연 있겠느냐'는 문제의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소셜미디어 상에는 "대다수 교사들이 학생들의 피해를 알고도 묵인했다"라는 제보들이 상당수 있다.

"그리고 가해자로 지목되지 않으신 교사분들, 정말 몰랐다며 울지 말아주세요. 학생들이 맞아서 입원하고, 교무실에서 학생들을 만지고, 기념일마다 교무실에 선물이 쌓이는 걸 보신 분들이 몰랐다니요. 방관도 죄입니다. 모른 척 외면하신 죄, 운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 재학생 제보글 중에서(2017년 6월 26일)

부안여고 측은 "경찰 수사와 교육청 감사결과를 묵묵히 기다리는 중이며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은 물론 학생들의 치유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기금조성에도 나서겠다"라고 전했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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