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언론노조 YTN 위원장
이영광
- 지난 2008년 YTN에서 해직된 노종면 기자가 사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는데 어떻게 보셨어요?"사장출마는 사실 조합과 별개로 개인의 판단이죠. 지금 상황에 노동조합의 대표인 제가 조합원의 총의를 거치지 않고 제 의중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다만 이번에 만들어진 사추위 심사 규정에 입각해서 본다면 언론과 방송의 전문적 지식이라든지 미래전략과 비전이라든지 청렴성 및 도덕성이라든가 정치적 중립성 등의 중요 심사기준에는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후보가 아닌가 판단하고 있습니다."
- 현재 사장 인선은 어떻게 진행되나요?"사추위가 7월 중순쯤에 시작됩니다. 왜냐하면, 사추위가 김 상무 사장 출마로 인해서 사추위가 들러리 역할이란 판단이 있었어요. 사추위 안에는 대주주인 이사진들이 포함되어서 결국 사장 선임이 불공정하다는 게 저희 문제 제기였죠. 이 문제 제기에 회사도 화답한 거라고 봐요. 김 상무도 사퇴했고 대주주에게도 다시 사장추천위원회를 요청드렸습니다. 그래서 7월 중순쯤이면 다시 사추위 회의가 가동이 되고 엄격하고 중립적인 심사가 이뤄져서 새로운 리더십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바라고 있습니다. 현재 후보는 13명 입후보했는데 한 명이 사퇴하셨기 때문에 12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지금 방송이 외면당하고 있잖아요, 아무리 정상화가 된다고 해도 예전처럼 국민들이 방송을 볼지 의문입니다."그건 우리의 몫이라고 봅니다. 물론 지금 상황은 9년 전의 상황과 다른 것은 분명합니다. SNS라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했고,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매체들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방송을 보냐 안보냐의 문제도 얼마만큼 국민이 생각하는 눈높이에서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에 YTN뿐만 아니라 방송 공영방송이 공적 영역에서 해야 할 일을 국민의 눈높이에 못 맞추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잖아요. 근데 그것은 이명박근혜 정권이 개입됐었고, 그 정권에 부역하는 인사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충분히 다시 사랑받는, 사랑받아야 되는 공정영역 언론이 자리매김할 수 있죠."
- 차기 사장이 해야 할 일로 꼽은 게 해직자 복직이 아닌 보도 정상화던데, 이유가 있나요?"저는 '어떤 것이 먼저'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봅니다. 해직사태도 실질적으로 보도 공정성을 지키려는 원칙에서 발생되었다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YTN이 제일 우선으로 꼽아야 할 것은 보도 공정성, 보도 정상화라고 생각하는 것이고요. 지난 김호성 총괄상무 후보직 사태 당시 구성원들의 게시판 글에서 드러났듯이 '이제 일하고 싶다. 자괴감 느끼고 싶지 않다. 언론인이 되고 싶다'는 그런 절절함의 축약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이제 YTN이 최고의 방송, 최고의 공영언론 방송으로 되기 위해서 저희가 다시 뛰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러기 위해 뭘 해야 할까요?"사실은 보도국장의 선임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 파행이 시작됐다고 보거든요. 결국에 보도를 정권에 바치고 개인 영달에 이용하면서부터 문제가 생겼다고 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보도국장) 임명동의제가 아직 시행을 못 하고 있습니다. 보도국장의 선임과정인 임명동의제가 시작되면 다시 1등(방송)으로 갈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임명동의제가 그만큼 중요한 거네요."맞습니다. 임명동의제가 그만큼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제도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도국의 특성과 성격 그리고 앞으로 미래 비전 모두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구조라는 거죠. 보도국이 민의를 듣지 않고 보도국장이 독선으로 했을 때는 이어질 수 없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분명히 저는 이 부분이 시작점이고 초석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 9년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잖아요.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의 시작은 YTN에 대선 캠프 언론특보 출신이 사장으로 온 것이었죠. 지금 와서 9년을 되돌아보면 어떤가요?"저는 재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9년은 해직 기자들에게 직장을 떠나게 하는 슬픔도 있었지만, 본인들의 정체성을 잃게 했다는 게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인으로서, 기자로서 당연히 공정방송을 외쳤는데 그 대가는 혹독했고요. 언론인을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좌절을 주고 본인을 혼동 속으로 이끌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거기에 관련된 해직자들의, 피해자들의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연결되었다는 거죠. 해직 기자의 아버님이 벌써 두 분 돌아가셨고 초등학생이었던 어린아이가 9년이 지나 지금 대학생이 되었으니, 한 회사의 해직사태가 언론인 전에 한 가족을 파괴했어요. 이 회사를 9년간 비정상으로 이끌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또 다른 것은 9년간 부역자들이 자기 영달에 이용하면서 정권 충성방송을 했고 국민의 알 권리 축소 같은 이런 작태로 인해서 내부의 자괴감은 하늘로 치솟고 있고요. 그 결과는 결국 경쟁력 하락을 불러서 작금에는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언론개혁을 위해, 끝까지 지켜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