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민 의원실이 "거지갑이 아니에요"라는 문구와 함께 최근 SNS 계정에 올린 사진.
박주민 의원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액수를 모아 주셨습니다. 그 이후 7개월이 지났습니다. 돈이 그대로 있겠습니까. 없습니다. 돈을 어디에 썼느냐 그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설명 드리고 돈 좀 달라 부탁드리려고 나왔습니다." 맞다. 딱 7개월 만이다. 작년 12월, 박주민 의원이 단 4일 만에 후원금계좌의 한도를 '완판' 시킨 것이. (관련 기사 :
'거지갑' 박주민, 그의 수첩은 박근혜 것과는 달랐다) 그리고, 이번엔 박 의원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영상 속 박 의원은 칠판 앞에서 서서 '구구절절' 왜 본인에게 후원금이 왜 필요한지, 그 후원금은 어디에 쓰이는지, 또 다른 의원들은 대개 후원금을 어디에 쓰는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인강'(인터넷 강의) 강사 같기도, 직업 설명에 나선 방송인 같기도 하다. 게다가, 쉽다.
"받는 자는 1억 5천까지 받을 수 있고, 선거가 있는 해 총 3억까지입니다. 주는 자, 아니 주는 분은 1인당 연 5백만 원 한도로 기부가 가능하고, 10만 원까지는 세액 공제가 가능하고, 초과분은 초과분은 소득 공제가 안 됩니다. 10만 원을 후원하시면 거의 돌려받게 되는 효과를 봅니다."
여기까진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래도 유독 '10만 원 소득공제'를 강조한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다음부터가 걸작이다. 박 의원은 한 달에 얼마가 드는지, 그 비용에 왜 인건비 비중이 제일 높은지, 또 사무실 임대료는 얼마인지, 임대료 외에 또 통상적인 유지비가 얼마나 드는지 깨알같이 보고회를 열기 시작한다. 오죽했으면, 후원하겠다는 지지자가 "말이 많네. 뭘 구구절절 설명해?"라는 댓글을 달았겠는가.
박 의원이 밝힌 내용은 이러하다. 제일 높은 인건비 비중은 여타 의원들이 급여를 잘 주지 않는 입법보조원을 포함해 통상 530만 원이 소요된단다. 의정활동 영상 등을 만드는 정책 활동 콘텐츠 제작자들의 인건비를 포함한 액수다.
여기에 지역 사무실 임대료 250만 원, 복사기 17만 2천 원, 정수기 임대료 월 10만 원, 전기요금과 전화요금(50만 원), 사무실 비품 등을 포함해 통상적인 사무실 유지비가 80만 원이란다. 본인도 계면쩍었는지 "너무 세세하게 알려드리나요?"라던 박 의원은 근조·축하비를 포함 통상 비용이 월 1000만 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법안 발의를 위해 발의 전후 토론회, 시민·전문가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여는 데도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계좌를 닫았던 작년 12월 3일 이후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총 41개에 달한다. 이를 위해 총 30여 회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더불어 동별 의정보고회를 수시로 개최했고, 의정보고서도 2회를 발간했다. 박 의원은 "특히 의정보고서가 돈이 많이 든다"고 강조했다. 또 낡아서 지역민들이 찾아오기 꺼려했던 지역사무실 리모델링 비용도 발생했다. 이러한 비통상 비용 역시 500만 원 정도 된단다. 이 통상과 비통상 비용을 합하면 한 달에 1500만 원이 소요되는 것이다. 박주민 의원은 "작년에 모아주신 1억 원 넘는 후원금을 다 썼다"며 깔끔히 정리했다. 아래와 같이 날씨 걱정(?)까지 곁들이며.
"혹자는 박주민은 정치후원금 걱정 없는 거 아니냐고들 하신다. 사실 제가 그런 말씀 들으면서 속을 좀 앓았다. 그렇지 않다. 많이 필요하다. 사실 입이 안 떨어지다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이라서, 손을 내밀었다. 어여삐 봐 달라. 사실 의정활동에 국회의원들이 꽤 많은 돈을 쓴다. 다른 의원들도 같은 상황, 어려운 상황일 거다. 오늘 같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더 이상 안 될 거 같아서 이번 기회에 설명을 하게 됐다." '돈 달라는 남자'에 앞선 적극적인 SNS 의정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