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녀상에 시민 발길 뜸해졌지만 걱정 안해"

[인터뷰] 정명희 부산시의원 "부산시, 소녀상 관리 의지 보여달라... 서울시 벤치마킹해야"

등록 2017.07.18 11:49수정 2017.07.1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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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명희 부산시의원 . ⓒ 김성엽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건립은 부산의 많은 시민단체와 시민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17일 부산시의회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명희 부산시의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안녕하세요 의원님. 부산 평화나비에서 요청 드린 인터뷰에 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격적인 질의를 드리기 전에, 의원님에 대해 잠깐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부산시의회에서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시의원 정명희라고 합니다.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어 인터뷰하러 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 정명희 의원님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흠... 솔직하게 말해도 될까요?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님의 용기 있는 증언이 있었기 때문에 이 문제가 세상에 밝혀졌죠. 처음에는 이렇게 잔인한 전쟁범죄가 진짜인지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너무나도 잔인하고 반인륜적인 범죄행위였기 때문이었죠. 상상하기조차 힘들었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처음 접했을 때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어서 펑펑 울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 시대에 제가 태어났다면 나의 일이었을 수도 있고, 내 가족의 일 혹은 내 친구의 일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슬프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끔찍하고 잔인한 전쟁과 그로 인해 생긴 전쟁범죄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진정한 사죄를 하지 않고 있죠. 하루 빨리 일본정부는 피해자 할머님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정한 사죄를 국가 차원에서 하고 국가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려면 저를 포함한 정치권에 있는 모든 분들이 함께 노력해야겠죠?"

- 이전 부산평화나비와의 인터뷰 때는 소녀상 조례가 통과하기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소녀상 조례 통과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시민들의 힘으로 소녀상을 건립했고, 이후에도 시민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소녀상 보호 조례안이 통과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부산시와 동구청은 서로 자신들에게 관리 권한이 없다고 책임전가를 하고 있죠.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너무나도 화가 납니다. 서울시의 종로구만 보더라도 종로 '도시공간예술조례안'을 제정하여 기부채납 없이 관리대상으로 하게 만들었어요. 즉, 우리 부산시와 동구청도 그렇게 하면 돼요. 기부채납 없이 관리한다는 것은 소유권은 시민단체에 있고 관리는 시와 동구청이 한다는 점이죠.

무엇보다 부산시가 소녀상을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중요한데, 아쉽게도 부산시는 그러한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서울시와 부산시의 입장이 너무나도 다릅니다. 조례만 통과될 것이 아니라 부산시가 소녀상을 잘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야간에 방문하는 분들을 위해 가로등도 설치하고 안내문과 게시판 설치가 시급하다고 봐요. 그리고 빗물 등 많은 오물 등이 소녀상에 튀지 않게 안전 펜스도 설치하고 방문객들이 방문했을 때 방명록도 남길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조례안은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법적 근거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시와 동구청이 소녀상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보호관리를 잘했으면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정명희 부사시의원실 . ⓒ 김성엽


- 부산 소녀상은 시민의 힘으로 건립됐고, 작년 봄부터 2016년 12월 31일 소녀상 제막식까지, 그리고 그 이후로도 많은 부산시민들이 소녀상지킴이를 통해 소녀상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몇 달 전 소녀상 근처 CCTV 설치 이후 시민들이 안심이 된 탓인지 소녀상에 발길이 줄어든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소녀상지킴이들의 걱정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우리가 소녀상을 건립했고 또 소녀상을 지켰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정명희 의원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저는 소녀상 건립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소녀상이 일본영사관 앞이라 매우 뜻 깊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미래세대가 세운 소녀상이라 더욱더 의미가 크다고 봐요. 제막식 이전에 강제철거도 있었지만 시민들의 힘으로 다시 되찾을 수 있었고 결국 제막식에 맞추어 소녀상을 건립할 수 있었죠. 사실상 시민들의 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봐요.


비록 CCTV 설치 이후 이전에 비해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들었다지만 시민들 마음 속 한 구석에 여전히 소녀상을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부산의 소녀상 건립은 단순한 소녀상 건립이 아니라 부산에서도 국민주권시대가 열린 걸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이 걱정하는 문제가 생겼을 때 다시 시민들이 뭉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부산시의 미온적한 태도가 문제지만 소녀상을 건립하는 데 있어서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해줬기 때문에 부산시와 동구청도 함부로 대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부산시민들을 믿고, 그러한 힘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죠."

- 2015년 12월28일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는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적폐 중 하나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에 비해 부산시의회는 압도적으로 자유한국당 의석이 많습니다. 부산시의회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면서 어떤 고충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네. 맞습니다. 부산시의회 47석 중 43석이 자유한국당이죠. 나머지 4석 중 2석이 바른정당, 그리고 각각 1석씩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입니다. 제 생각입니다. 부산 소녀상 건립에 있어서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의 반대가 심했죠. 그렇기 때문에 부산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님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봐요.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이념 문제도 정파 문제도 아닙니다. 민족의 문제죠. 그렇기 때문에 이념과 정파와 상관없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 혼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시의정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는 한계가 있어요. 비록 소속정당은 다르지만 많은 의원님들이 저와 함께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의정활동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흠... 이 정도만 이야기할까요? (웃음)"

- 그동안 정치권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분들 간에 '소통의 부재'가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정명희 의원님과 그리고 소녀상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흠... 그런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시민단체와 잘 협조하고 있다고 봐요. 어떤 문제에 있어서도 무엇보다 대화가 중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많은 시민단체와 시민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함께 연대하고 활동하고 있죠. 하지만, 아직까지 대학생들과는 이러한 자리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죠.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들과도 앞으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모든 문제 해결에 있어서 그리고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에 있어서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할 것은 대화겠죠? 제가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하기 보다는 많은 시민들, 대학생들과 함께 대화를 통해 함께 할 방법을 찾고 싶어요. (웃음)"

-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미래세대에게 알리기 위해 기념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떠한 것들인지 궁금합니다.
"흠... 이것도 부산시 자체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 너무나도 화가 납니다. 부산시에서는 단지 지원금만 지원하고 있죠. 저는, 부산시가 서울시를 벤치마킹했으면 좋겠어요.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일본군 성노예제 기록물을 찾아서 보관하고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있어요. 이전까지는 일본자료로 하였는데, 몇 년 전부터 미국·중국·일본의 자료도 찾아 기록물로 보관하고 있죠. 올해부터는 영국의 자료도 찾아서 함께 보관하고 있어요. 그로 인해 며칠 전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와 관련된 18초짜리 영상을 찾을 수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부산시도 서울시처럼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민족과여성역사관을 소녀상이 있는 초량역 근처로 옮겨 많은 시민들이 소녀상에 들렀다가 민족과여성역사관도 방문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아픈 역사도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정명희 부산시의원 . ⓒ 김성엽


- 정명희 의원님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되었고, 문재인 대통령 시대를 맞이하였습니다. 문재인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요?
"촛불혁명으로 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습니다. 많은 적폐 중에서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가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샀죠. 한일 '위안부' 합의에 이면합의가 있었는지부터 알아보고 전면폐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한일 '위안부' 합의는 우리 국민들 정서상 동의하지 못한다고 하였기 때문에 국민정서를 잘 반영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피해자 할머님들이 고령인데 아무토록 피해자할머님들이 동의할 수 있는 일본정부의 진정한 사죄와 법적배상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되려면 시민들의 열망이 커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 문재인 정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죠. 많은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활동해줬으면 좋겠어요."

- 끝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전국의 많은 대학생들과 시민들에게 따뜻한 격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 혼자라면 힘들지만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다고 봐요. 보다 많은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진정한 사죄를 받아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요!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 중에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의원 #정명희 #평화의소녀상 #평화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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