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임종룡 "아직 갈 길 많이 남았는데..."

[현장] 금융위원장 이임식서, 박근혜표 금융개혁 아쉬움 드러내

등록 2017.07.18 17:50수정 2017.07.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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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시 중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이임식에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이임사를 하고 있다. ⓒ 조선혜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았는데, 그 어려움을 여러분께 넘기고 떠나게 돼 미안하다."

18일 오후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금융위원회를 떠나며 남긴 말이다. 임 전 위원장은 취임 2년4개월 만에 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는 최종구 전 수출입은행장이 지난 17일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며 새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이임식에서 임 전 위원장은 금융위 직원들을 향해 "2015년 3월 제가 취임할 때 '금융개혁'이라는 어렵고 험한 여정을, 힘들고 지치더라도 함께 하자고 부탁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은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최선을 다해주셨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임 전 위원장은 "하지만 저는 우리 금융을 새로운 초원으로 인도하는데 부족함이 많았다"며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온 금융개혁이 온전히 마무리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정부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도입한 성과연봉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또 일부에선 금융개혁 과제 중 하나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와 관련한 의혹도 불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가 케이뱅크에 대해 은행업 인가를 내준 것이 사실상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적극 협조한 KT를 위한 특혜였다는 것이다.

한편 임 전 위원장은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최종구 전 수출입은행장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새로 부임하신 최종구 위원장은 뛰어난 리더십으로 금융위를 누구보다 잘 이끌어 주실 것"이라며 "탁월한 경륜과 소신으로 여러분의 헌신을 빛나게 해 주시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금융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임 전 위원장은 "금융위의 정책대상은 '시장'"이라며 "시장과 소통하려 애를 써야 하고, 시장의 역동성이 약해지지 않도록 규제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시장은 완벽하지 않다"며 "경쟁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 역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가치"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 전 위원장은 "시장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와 같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 드린다"며 금융위에 중립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이어 임 전 위원장은 "시장을 향한 모든 정책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이를 감당하는 데 주저하거나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그러한 자세에서 금융위에 대한 일부의 오해와 편견을 씻어내고 신뢰를 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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