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비밀TF 팀장, 인천 D중 교장 발령났다

[단독] 2015년 새누리당에 '색깔론 자료' 제공한 이력도... "진보교육감 구속되자 부교육감이 발령"

등록 2017.08.12 15:32수정 2017.08.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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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0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공개 사무실을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유기홍, 김태년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자, 국정화 비밀TF 인사들이 사무실 창문을 걸어 잠그며 손으로 가리고 있는 모습. ⓒ 유성호


교육부에서 중·고교 <역사> 국정교과서를 추진한 핵심 인사가 인천 지역 공립중학교 교장으로 발령받았다. 이 인사는 새누리당 의원에게만 검정 <역사> 교과서 '색깔론 자료'를 제공하고 국정교과서 비밀TF 팀장을 맡는 등의 전력을 갖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조차도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

인천교육청 관계자 "진보교육감 구속된 사이... 부교육감이 받아줘"

12일 인천시교육청(이청연 교육감)에 따르면 이 교육청은 김아무개 교육부 과장(장학관)을 오는 9월 1일 자 인천 D중학교 교장으로 전직 발령 냈다.

김 과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0월, 청와대 근처에 몰래 만든 '국정화 비밀TF'에서 기획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관련 기사 : 비밀사무실 여전히 '잠금' "일상적 업무면 왜 문 못 여나").

같은 해 국정감사 직전에는 강은희 당시 새누리당 의원에게만 기존 <한국사> 검정 교과서에 대한 '색깔론 보고서'를 제공해 큰 논란을 빚기도 했다(관련 기사 : '색깔론' 보고서는 교육부 '역사지원팀' 작품).

김 과장의 '색깔론 보고서' 제공과 관련해 2015년 10월 8일 당시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국정감사장에서 "해당 보고서는 특정 정당 특정 의원에게 제출한 것"이라고 실토했다. 당시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 역사교육지원팀장을 맡았던 김 과장은 학교정책실장이나 장·차관의 결재를 받지 않고 강 의원에게 '색깔론 자료'를 보냈다.

김 과장의 교장 발령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김 과장은 이전에도 몇 차례 교육청에 교장 발령을 부탁했지만 '인천 교육에 짐이 된다'는 생각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면서 "그런데 진보교육감이 구속된 사이 교육부가 보낸 부교육감이 김 과장에 대한 교장 발령을 받아준 게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 분이 교육부에서 그런 것처럼 국정교과서에 대한 소신을 학교 현장에 심을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과 갈등이 우려 된다"라고 덧붙였다.

전국역사교사모임 "국정화 주역이 교장?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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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교장 발령을 받은 김 장학관이 근무했던 정부 세종청사 속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사무실. ⓒ 윤근혁


전국역사교사모임 핵심 관계자는 "'색깔론' 자료를 만든 국정화 주역이 한 마디 사과도 없이 학교 교육을 책임지는 교장으로 발령 받은 건 적절하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는 교장으로 학생들 앞에 서선 안 될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로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 메시지도 남겼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7월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아무개 교감이 충북 음성A고 교장공모제에 응모해 임명 직전까지 갔다가 자진 사퇴한 바 있다. 국정교과서 참여 전력이 논란이 되자 물러난 사례다(관련 기사 : <역사> 국정교과서 관여한 교감이 공모 교장 합격?).

올해 3월에도 교육부가 박성민 전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을 한국교원대 사무국장으로 발령냈다가 한 달만에 인사를 철회했다. 이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국정교과서 #비밀TF #인천시교육청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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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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