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소속의 미군 소방대원들이 지역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소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건
어느 한편에 치우친 듯 보이는 일방적인 시스템과 어설프게 만들어진 졸속행정을 최대한 지양하고, 다소 느린 듯 보이지만 견제와 균형이라는 그들만의 방식에 따라 참가한 기관 간에 최대한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 모두가 납득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불과 3년 전 세월호에 몸을 실었던 우리의 아이들은 국가로부터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사랑하는 이들과 뼈에 사무치는 작별을 고하고 말았다.
재난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무늬만 전문가'였던 사람들과 자신만 먼저 살겠다고 도망쳐버린 무책임한 어른들의 달콤한 말을 너무나도 성실히 따랐던 참혹한 결과였다.
우리나라도 학생들을 위해 화재대피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교육부에서는 '학교현장 재난유형별 교육·훈련 매뉴얼'을 개정해 배포한 바도 있다.
하지만 일 년에 불과 한 두 차례 실시하는 화재대피훈련으로는 학생들과 교사들의 몸에 익숙해지기에 충분치 않아 보인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매뉴얼이라고 할지라도 결국 매뉴얼은 가이드라인일 뿐 충분히 활용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임은 말할 여지도 없다.
하지만 훨씬 더 심각한 문제점은 따로 있다.
많은 매뉴얼들이 단지 규정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들로 정작 '매뉴얼 속에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우리의 아이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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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생. Columbia Southern Univ. 산업안전보건학 석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소방칼럼니스트. <미국소방 연구보고서>,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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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고작 한두 번? 미국 학교는 매달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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