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간 소녀상 닦은 여고생 "아픈 역사 안 잊었으면"

[모이] 홍성 평화의 소녀상을 청소하는 여고생을 만나다

등록 2017.08.26 13:47수정 2017.08.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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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근

지난 15일 '홍성 평화의 소녀상'이 제막식을 마치고 홍주읍성 근처 공영주차장 앞에 설치됐다. 26일 오전 한 여고생이 '홍성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청소를 했다. 소녀상이 설치되고 두 번째 주말을 맞이하는 이날 필자는 소녀상 앞을 지나가던 중 우연히 한 여고생이 소녀상을 열심히 청소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여고생은 노란 물수건으로 소녀상 주변을 20여 분간 닦고 있었다. 소녀상 머리에 씌여진 노란 모자와 옷을 벗겨 그동안 소녀상에 쌓인 먼지를 발끝까지 정성스럽게 닦아 주고 있었다. 묵묵히 청소하는 모습에 혹여 방해될까 청소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이후 충남 당진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임아무개양과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를 당진에서 다니고 있어서, 소녀상은 당진에서 처음 봤다. 두 번째로 보게된 게 '홍성 평화의 소녀상'이다. 직접 보기 전까지는 소녀상에 대한 의미를 몰랐는데 소녀상을 보면서 우리의 아픈 역사를 더 알게 되었다. 아픈 역사이지만 꼭 기억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어서 소녀상을 보러 왔고, 청소도 하게 됐다. 직접 닦으면서 친구들에게도 많이 설명해줘야겠다. 홍성에도 소녀상이 세워졌으니 많은 친구들이 아픔을 공유하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날 임양과 함께 소녀상을 찾은 어머니 이아무개씨는 "딸과 함께 소녀상을 보면서 할머니들이 그 당시에 고통받았던 것이 생각났다. 마음이 아프다. 소녀상 옆에 쓰인 글들을 읽어보면서 다시 한 번 고통받았던 할머니들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홍성 평화의 소녀상' 청소를 위해 때마침 이곳을 찾은 홍성 YMCA 정재영 간사는 "홍성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고 10여 일이 지났지만, 그동안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았고, 비가오는 며칠 동안에는 누군가가 소녀상에 우비를 씌워주고 갔다"며 "앞으로도 학생들뿐만 아니라 홍성군민 모두 소녀상을 바라보면서 지난 35년간 고통을 받았던 아픈 역사를 꼭 기억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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