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인 경찰 "우리는 흑인만 쏜다" 말했다가 파면

백인 음주운전 체포 과정에서 발언... 뒤늦게 영상 공개돼

등록 2017.09.01 14:44수정 2017.09.0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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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백인 경찰의 "흑인만 쏜다" 발언 영상을 보도하는 WSB-TV 뉴스 갈무리.
미국 백인 경찰의 "흑인만 쏜다" 발언 영상을 보도하는 WSB-TV 뉴스 갈무리. WSB-TV

미국의 한 백인 경찰관이 "우린 흑인만 쏜다"라고 말했다가 파면당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8월 31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콥카운티의 한 백인 경찰관이 검문 과정에서 "우리는 흑인만 쏜다"라고 말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 비난이 쏟아지면서 파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콥카운티의 경찰관 그렉 애봇은 지난해 7월 한 백인 여성을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했다. 그는 운전자 여성에게 핸드폰을 사용해 가족이나 지인에게 경찰에 체포된 것을 알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두 손을 들고 있던 이 여성은 "혹시 총에 맞을까봐 손을 내리기가 무섭다"라고 말했고, 경찰관은 "당신은 흑인이 아니다. 우리는 흑인만 쏜다"라고 답하는 장면이 경찰차의 카메라를 통해 모두 녹화됐다.

이 영상은 음주 운전자의 변호인이 관련 자료를 수집하다가 발견했고, 조지아주 지역 방송국 WSB-TV에 제보하면서 공개됐다. 그러자 경찰의 과잉 대응에 시달리던 흑인 사회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반발했고, 결국 28년 경력의 이 경찰관에게 파면 결정이 내려졌다.

경찰 "어떤 맥락이라도 용납할 수 없는 발언"

경찰관의 변호인은 "음주 운전자를 안심시키고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당시 발언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총체적으로 해석되어야 하고, 인종차별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마이크 레지스터 콥카운티 경찰 서장은 "어떤 맥락이라도 분명히 잘못되고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그동안 경찰이 지역사회에서 쌓아 올린 신뢰를 무너뜨렸다"라고 비판했다.

이 영상을 제보한 변호인은 "처음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어서 영상을 반복해서 봤다"라며 "경찰관으로서는 가볍게 했던 발언이더라도 소수 인종에게는 두려움을 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영상이 세상에 공개되어 기쁘다"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찰관의 인종차별 방지 교육이 다시 이뤄지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미국 #인종차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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