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직접 때렸고 KBS는 세련되게 입을 막았다"

[인터뷰] 정연욱·황경주 KBS 기자가 말하는 KBS의 민낯

등록 2017.09.04 10:07수정 2017.09.0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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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퇴진' 요구하는 황경주-정연욱 기자 KBS 황경주, 정연욱 기자가 지난 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방송의 날 기념행사장앞에서 동료들과 함께 '퇴진 고대영' 피켓을 들고 있다.
'고대영 퇴진' 요구하는 황경주-정연욱 기자KBS 황경주, 정연욱 기자가 지난 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방송의 날 기념행사장앞에서 동료들과 함께 '퇴진 고대영' 피켓을 들고 있다.권우성

"물대포는 편견이 있는 말이잖아. 부정적 뉘앙스 있는 걸 왜 써? 네가 <오마이뉴스>야? 물대포가 아니라 물줄기라고 써."

지난 2015년 농민 백남기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을 때, KBS 기자가 KBS 보도국 윗선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결국 KBS 기자는 물대포라는 말을 쓸 수 없었다. 윗선에서 "미쳤냐"라면서 질책했기 때문이다.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라는 사실이 <한겨레>에 보도된 후 KBS 기자들이 후속 보도를 요구하자 돌아온 말 역시 "한겨레를 받아쓰자는 거야?"였다.

정연욱 KBS 기자는 KBS 기자들이 겪은 이야기를 전하며 "KBS가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조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의심이나 객관적인 지적이 아니었다. 정치적 해석과 편향성의 잣대가 KBS를 지배했다. 지난해 정연욱 KBS 기자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개입이 드러난 '이정현 녹취록'에 침묵하는 회사를 비판해, 부당한 인사발령을 받기도 했다. KBS 구성원들은 스스로 KBS 앞에 공정방송, 공영방송을 붙이기 부끄러워했다.

'나는 뉴스 제작을 거부합니다.' 

부끄러워진 기자들은 마지막 선택지를 들었다. 펜과 마이크를 내려놓고 공영방송 KBS를 되찾겠다고 나섰다. 고대영 KBS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신념과 진실에 기반을 둔 취재를 하고 싶다고 외쳤다. 지난달 28일 이후 제작거부에 돌입한  KBS 기자와 피디가 1000명을 넘어섰다. 양대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은 각각 4일과 7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1일, 2008년 KBS에 입사해 공영방송다웠던 KBS의 끝과 이후 변해가는 조직을 체험한 정연욱 기자와 2014년에 입사해 "(좋았던) 그 시절 소문만 들었다"는 황경주 기자를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자기검열 없이 제대로 된 뉴스 만들고 싶어"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정연욱, 황경주 기자.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정연욱, 황경주 기자.권우성

- KBS 양대 노조의 총파업은 2년 6개월여 만이다. 공영방송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KBS 기자협회 제작거부 때 축제 분위기 같더라. 
정연욱 기자(이하 정): KBS 기자협회 집행부라 제작거부 일정을 준비해왔는데,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다. 사실 일정이 꽤 빡빡하다. 제작거부 출정식을 하고 바로 다음 날, KBS 대전총국에서 열린 KBS 전국기자협회 제작거부 출정식도 가야했다. 같은 날 KBS 4층에서 피케팅도 있었다.

전날까지 함께 일하던 부장, 국장을 마주보고 '고대영은 물러나라', '공정방송 쟁취, 투쟁'을 외치는 거라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런데 100명이 넘게 참여했다. 10년 차 이하 기자들은 90% 이상 왔다. 대전에 전국기자협회 출정식을 갈 때도 원래 예약했던 45인승 버스 3대로는 모자라 추가로 한 대를 더 빌릴 정도였다.


황경주 기자(이하 황): 양대 노조의 파업이 2014년이었는데, 그때 수습이었다. 사실상 파업 참여는 지금이 처음이다. 어린 연차의 기자들은 파업을 갈구했다. 행동하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했다. 사실 우리는 공정방송 KBS가 제 역할을 해냈던 시절을 겪은 적 없다.

리포트 한 문장을 지키기 위해 부장이랑 일선 기자가 국장실에 들어가서 문장을 지켜냈다는 일화를 말로만 들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뉴스, 방송에 대한 배고픔이 더 컸다. 기자들의 제작거부와 파업이 축제 분위기 같은 것도 그 때문이다. 단적으로 동기 채팅방이 활성화됐다. 서로 일정을 공유하며 참여하고 있다. 사실 선배들이 책임을, 우리는 행동을 담당하지 않나. 그걸 잘 알기에 최대한 많이 참여하려고 한다.

- KBS 기자협회가 제작거부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얼마 전 보도국장이 군 댓글 공작에 대한 특종에 대한 제작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뉴스의 신뢰와 공정성이 얼마나 무너졌던 건가.
정: 무너졌다는 말을 할 시기도 지났다. 무너졌다는 건 못하게 하는 건데, 그 수준을 넘어서 '이건 (발제) 해봤자 안 돼' 식의 자기검열이 내면화됐다. 아이템에 관한 의견을 내거나 자유로운 발제를 하면 주변에서 황당하게 보는 분위기다. '안될 걸 왜 해' 이러는 거지. 2009년 이후로 서서히 그래왔다. 지난해 국정농단 보도만 봐도 KBS는 보도 경쟁에서 철저히 소외되지 않았나.

황: 2016년 9월에 법조팀으로 발령받았다. <한겨레>가 최순실 게이트 특종을 하기 딱 일주일 전이다. 이어 JTBC의 태블릿 보도가 나왔다. 다른 언론사는 난리가 났는데 우리는 손 놓고 있었다. 모니터링만 하고 있었다.

전력을 다해도 모자란 데, 발제해도 "다 나온 얘기잖아"라는 답만 돌아왔다. 소스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왜 또 해"라는 말만 들었다. 발제해도 안 나가니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JTBC의 태블릿 PC 보도 캡쳐본을 받아서 보도하는데 정말 자괴감이 들더라. 국장단이 참석하는 편집회의 내용을 기자들도 볼 수 있는데, 거기에 '황경주 잘 정리했음' 이런 식으로 칭찬이 올라오면 굴욕적이었다. 

주니어 기자는 판단능력이 부족하지 않나. 내 판단에 자신이 없을 시기다. 다만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취재를 하고 팀장, 부장의 지시와 판단을 받는 거다. 그런데 도저히 부장을 못 믿겠더라. 맥락을 바꿔서 의도 갖고 방송되는 게 아닐까 의심했다. 그게 참 힘들었다. 선배를 믿고 따르며 배워야 하는데 일단 의심부터 드니까. 

정: 사석에서 당시 사회부장이 하는 말 많이 들었다. "태블릿 PC의 경위 과정을 의심하고 취재해야 한다"고 하더라. 입수 경위에 대한 의심만 가득했다. 기본적인 내용을 쫓아가면서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게 아니다. 전혀 궁금해 하지 않다가 태블릿 PC 보도가 나오니 입수 과정을 의심하더라. 그게 KBS 보도국의 현실이었다.

KBS기자협회, '고대영 사장 퇴진' 제작거부 돌입 KBS기자협회 회원들이 지난 8월 28일 오전 여의도 KBS신관앞에서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뉴스 복원’을 위해 고대영 사장 퇴진, 이사회 해체 등을 요구하며 제작거부 돌입 선포식을 열었다.
KBS기자협회, '고대영 사장 퇴진' 제작거부 돌입KBS기자협회 회원들이 지난 8월 28일 오전 여의도 KBS신관앞에서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뉴스 복원’을 위해 고대영 사장 퇴진, 이사회 해체 등을 요구하며 제작거부 돌입 선포식을 열었다.권우성

퇴진 요구 받는 KBS 고대영 사장 고대영 KBS사장이 1일 오후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제54회 방송의 날 축하연’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자, KBS노조원들이 “고대영은 물러나라”를 외치며 퇴진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퇴진 요구 받는 KBS 고대영 사장고대영 KBS사장이 1일 오후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제54회 방송의 날 축하연’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자, KBS노조원들이 “고대영은 물러나라”를 외치며 퇴진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권우성

아무일 없었다는 듯 돌아온 일베기자... 편가르기 앞장서는 국장

- KBS 임원들은 부당전보, 방송 출연 금지 등을 겪은 MBC에 비하면, 그렇지 않은 KBS는 뭐가 문제냐라는 반응이다. 
정: 일단 전제로 해야 하는 건, MBC와 비교하기 어렵다는 거다. 망가진 정도나 양상이 좀 다르다. 다만 MBC가 직접 때린다면 우리는 일상적인 괴롭힘으로 입을 막았다. 기자들의 내면을 검열하게 하는 세련된 장기적인 수법이다.

정치·경제·사회부, 법조팀 등 통상 기자들이 가고 싶어 하는 선호부서가 있지 않나. 그런데 팀장이나 국회 반장 등은 철저히 본부장과 국장 등 '정상화 모임'을 따르는 기자들로 채워져 있다. 앵커는 99%가 정상화모임 멤버다. 배제와 차별이 보이는 명백한 선 긋기가 존재한다.

('정상화 모임'은 KBS 간부들의 사조직인 'KBS 기자협회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모임'을 말한다. 지난해 KBS 보도국 구성원이 대부분 가입된 'KBS 기자협회'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며 결성됐다. 정상화 모임은 국·부장단, 보도국 간부들의 가입자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기자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당시 국장이 편집회의에서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 측근이라고 장담할 수 있느냐" 해서 논란이 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그 다음 말이 더 충격적이었다. "<한겨레>를 받아쓰자는 거야?"라는 말이었다. 국장단이 후배의 문제 제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여준 일화다. 색을 덧씌우고 정치적으로 해석하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이다.

- KBS 입사 후 가장 절망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황: 일간베스트(일베)에서 활동했던 기자가 들어왔을 때다. 한 기수 후배라 처음으로 후배 받는 상황이었다. 일베 기자를 막아내지 못하는 조직을 보면서 우리 조직의 민낯을 본 기분이었다. 논란이 불거졌을 때, 후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래도 설득이 안 되더라. 우리사회에서 일베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에 대한 문제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안 됐다. 지금 그 기자랑 같은 부서에서 일한다. 언젠가는 취재 현장으로 돌아오겠구나 했지만,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올 줄은 몰랐다. 결국 현재 진행형인 문제다.

(일베 기자란 2015년 KBS 42기 공채로 입사한 한 기자를 말한다. 그는 일간베스트에 생리휴가를 쓰려면 생리대 사진을 찍어 제출해야 한다거나,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 비난하는 것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분노를 조롱하는 글 등을 써 왔다. 남북교류협력단에 파견근무를 하던 해당 기자는 지난 2월 취재부서인 사회2부로 발령받았다. -기자 말)

정: 정상화 모임이 결성된 날을 잊을 수 없다. 본부장급 간부와 국장부장이 주도해서 실명으로 편을 갈랐다. 성명서가 올라오는 날, 바로 앞에 앉아있는 선배가 국장단의 전화를 받은 것도 들었다. 전화기 너머로 "이름 올릴 거야, 말 거야"라고 쏘아붙이던 목소리가 생생하다. 그걸 질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질문이 아닌 독촉이었다. 그런 식으로 명단을 만든 것이다.

가입 명단이 올라오고 나서는 명단에 이름이 있는 선배들과 정상적인 관계가 불가능해졌다. 공영방송의 장점은 다양성이다. 조직 내부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합의하고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며 방송을 만들어나가는 거다. 그런데 정상화 모임이 만들어지고 나서부터 정상화와 비정상화 기자의 선이 나뉜다. 그 선은 후배들이 만든 게 아니다. 국장, 부장이 어느 날 스윽 그었다. '넘어오지마' 하고 그은 것이다.

'하고 싶은 말 했으면 뒷감당 해야지'

-정 기자는 부당 인사발령을 받았다, 승소하지 않았나. 그때는 어땠나.
(지난해 7월 <기자협회보>에 KBS를 비판하는 정 기자의 글이 실린 지 이틀 만에 그는 KBS제주방송총국으로 발령을 받았다. 이후 정 기자는 법원에 KBS를 상대로 인사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승소했다. -기자 말)

 KBS 정연욱 기자
KBS 정연욱 기자권우성

정: 맞다. 제주 발령을 받고 3일 후에 국·부장의 성명서가 나왔다.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면 뒷감당하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이건 정상화 모임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내가 부장이나 앵커도 아니고 일개 8년 차 평범한 기자였다. 그 한 사람을 향해서 보도국을 이끌어가는 선배가 뒷감당을 말한 거다. 지금껏 보도국이 누구를 그렇게 매도한 적은 없었다. 업무가 끝나면 싸우기도 하고 좋게 화해하면서 인간적인 유대감이 불문율처럼 있었다. 그게 KBS의 고유 문화였다. 그런데 그마저도 사라진 거다. 법원에서 이겼지만 기분은 참담했다.

그렇게 복귀하고 사회부 당직에 들어갔다. 뒷감당을 운운했던 선배들도 만나야 했다. 내가 인사를 해도 받지 않고 피하더라. 몇 번 눈이 마주쳐 인사를 해도 모른 척 했던 선배도 있었다. 그 선배는 대선 끝나고 몇 주 후에 당직에 들어갔더니 살갑게 인사하더라. 정말 황당했지.

: 선배가 제주 발령 난 건 정말 공포였다. 이건 조직에 반하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그저 자기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어느 날 갑자기 제주로 보냈다. 회사가 어디까지 폭력적일 수 있는가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 '국민의 방송 KBS가 그동안 무엇을 했나'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에게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 KBS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저항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그걸 사람들이 알아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지난 9년간 공영방송의 역할을 못 한 게 사실이잖나. 그 책임을 지는 게 먼저다. 최근에 대안언론이 많이 생겼고 그 길을 선택한 선배들도 있다. 언젠가 떠난 선배에게 "미안하지만 다른 좋은 언론도 많은데, KBS가 왜 필요하냐"는 말을 들었다. 불쾌하면서도 생각이 복잡했다.

하지만 공영방송을 끊임없이 상기하고 포기할 수 없다고 외치는 이유는 공영방송만의 존재감이 있기 때문이다. 단지 영향력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국민이 내는 수신료로 내는 방송이다. 이런 전파 공공재를 민주주의 사회에서 포기할 수 없다.

<공범자들>을 만든 최승호 선배가 시사회장에서 "KBS의 공범자들은 수신료를 받는 공범자라 그런지 MBC처럼 인면수심은 못하더라"는 말을 하더라. KBS 공범자들은 수신료를 받는다는 이유로 조심은 한다는 말이었다. KBS 구성원에게 수신료는 정체성의 한 부분이다. 누구든 똑같이 내는 그 수신료를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 KBS 구성원들 그동안 월급을 잘 받았고 해직자도 없지 않냐고도 한다. 맞는 말이다. 정말 면목 없고 조심스럽지만, (시청자들이) 공영방송이라는 제도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영이 갖는 가치가 있지 않나. 대통령부터 동네 할아버지까지 똑같이 낸 2500원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이 제도 자체의 훌륭함이 있고 존재의 필요성이 있기에 잘 해보고자 파업하는 것이다. 그동안 못해온 것이 사실이고 미움받는 것도 당연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입 열고 토론하며 자기검열 없는 KBS 만들 것

-KBS의 미래, 어떻게 그리고 있나.

 KBS 황경주 기자
KBS 황경주 기자권우성

황: 윗선의 입맛에 맞는 기자가 아닌 기본적으로 능력 있는 기자가 능력 있는 뉴스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매체 중에서 왜 KBS여야 하는지 공영방송이 무엇 때문에 필요한지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뉴스, 듣고 싶어 하는 뉴스를 전달해야 한다.

결국 취재력, 콘텐츠다. 하지만 윗선에서는 기자사회를 나눠 자기 입맛에 맞게 배치하고 있다. 이런 구조를 바꾸자고 파업에 나섰다. 파업뉴스 하나만 봐도 제대로 터트리고 있지 않나. 이런 선배들과 일하며 배우고 싶다.

정: 앞에서 자기검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파업 이후의 보도국은 자기검열을 하지 않아도 되는 조직이었으면 좋겠다. KBS의 내부분위기는 스타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 점이 MBC와의 차이점인데, 이는 조직에 대한 무한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시스템이기도 하다. 조직이 정리해주는 걸 믿고 따라야 하는 팀플레이다.

공영방송은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 만드는 시너지, 에너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시스템이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스스로가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이 얘기해서 민사상 피해 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없어야 한다. 물론, 기자 개개인의 각성도 필요하다. 지금 파업은 우리 각자의 각성을 통해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자기검열 없는 조직을 재건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공영방송 정상화 파업 #총파업 #고대영 #정연욱 #황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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