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 대표로 일하며 ‘청풍연가’ 카페를 운영하는 노윤태씨
곽호룡
그는 청풍면 광의리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다. 조상 대대로 농사를 지었던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가난했다. 그는 "장마철만 되면 홍수로 논과 밭이 잠기고 돼지가 물에 둥둥 떠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스무 살 때 그는 삼촌이 서울에서 운영하는 광고회사에 취직했고, 군에 있던 82년 무렵 부모님도 충북 청주로 이사했다.
"그때는 이 못사는 동네를 빨리 떠났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요. 부모님이 이사를 한다고 들었을 때 '아이고 잘 떠났다, 이제 우리 부모님 고생 안 해도 되겠다' 그런 생각이 앞섰던 것 같아요. 철없이."
충주댐이 완공되고 청풍면이 수몰된 것은 그 무렵이다. 충주댐은 홍수와 가뭄 피해를 막고 각종 용수 및 전력공급을 위해 1980년에 착공, 1985년 준공된 다목적댐이다. 당시 고향에 남아 있었다는 청풍연가 회원들은 댐이 완공되기 전인 1984년 여름에 청풍면이 일시적으로 물에 잠겼던 사건을 기억한다.
그해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도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렸는데, 남한강에서 한강으로 유입되는 물을 막아 수도권 홍수 피해를 줄이려고 예고 없이 충주댐의 수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 바람에 한창 농사 중이던 청풍면의 논과 밭이 물에 잠겨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청풍면 사람들은 '수몰 예행연습 아니냐'며 분개했지만, '정부가 하는 일이니 따라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