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론자 이동걸, 산업은행 개혁 나설까

금융권 수장 물갈이 속속... 수출입은행장에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 내정

등록 2017.09.08 21:54수정 2017.09.0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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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전 금융연구원장)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전 금융연구원장) ⓒ 권우성


박근혜 정부의 '창조금융'을 비판하고, 재벌 개혁을 강조해왔던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가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의 회장으로 내정됐다. 또 한국수출입은행장에는 은성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낙점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금융권 인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이 교수를 신임 산은 회장으로 임명 제청했고, 같은 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은 사장을 수은 행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산업은행 회장과 수출입은행장은 각각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중 이동걸 산은 회장 내정자는 김대중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내고, 노무현 정부 때에는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금융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진보성향의 금융 전문가다. 재벌개혁론자로 꼽히는 이 내정자는 과거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인터뷰에서 그는 "경제 민주화, 재벌개혁으로 벤처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커가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창조금융은 사기" 정책금융 비판했던 이동걸 교수, 산은회장 낙점

또 이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금융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었다. 인터뷰에서 그는 "창조금융으로 180조 원을 지원한다는 건 사기"라며 "산은이 63조 원, 기업은행이 56조 원, 신용보증기금이 41조 원, 기술보증기금이 19조 원 공급한다는데 전체 정책금융 규모가 그 정도"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를 모두 회수해 창조금융으로 돌리면 기존 정책금융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다 망하란 얘기인가"라고 덧붙였다.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도우려면 기술평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데 단순히 정책금융의 이름만 바꾸는 생색내기용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이런 견해를 가진 이 내정자가 산업은행 회장직을 맡게 되면 기존 정책금융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개인대출보다 기업대출, 정책금융 등을 주로 수행하는 금융기관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핵심산업, 성장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 주요업무를 속도감 있게 이끌어 나갈 적임자로 판단해 한국산업은행 회장으로 제청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금융권 수장 물갈이 속속

이와 더불어 수출입은행장으로 내정된 은성수 사장은 세계은행(IBRD) 상임이사,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두루 거친 국제·금융 전문가로 평가 받는 인사다. 은 내정자에 대해 기재부는 "유럽 재정위기 등이 발생했을 때, 과감한 시장안정조치로 금융시장 안정에 큰 기여를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차기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지부 쪽은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주택금융공사 사장도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새 사장 선임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주요 금융협회장 물갈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임기 만료된 손해보험협회장의 인선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또 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도 임기 만료를 각각 11월, 12월에 앞두고 있어 선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간금융회사 가운데서는 KB금융지주의 새 회장 선임이 진행되고 있다. 현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일부에선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금융 회장 후보군은 이날 윤 회장을 비롯한 7명으로 압축됐다. 오는 14일에는 회장 후보군이 3명 내외로 정해진다.
#이동걸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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