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지역을 배달하는 우편배달차량. 오토바이에서 차량으로 배달수단이 바뀌자 아내가 가장 반겨줬다고 전하는 집배원.
김학용
집배원들은 온종일 배달업무 이외에도 화재감시는 물론 독거노인과 나 홀로 아동까지 살피며 위급환자 구급까지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환경이 열악한 시골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궂은 날씨에 우편물을 가득 싣고 달리는 모습이 아슬아슬해 보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오늘 만난 집배원의 대답에 의하면 오토바이 대신 경차를 지급하는 기준(하루 운행 거리 80km 이상)이 있다고 한다. 현행 300원대인 일반 우편요금을 조금 인상하더라도 골목길이 많이 없는 장거리 집배원에게는 모두 경차로 바꿔줄 수는 없을까.
지난해 7월 사회진보연대가 발표한 '전국 집배원 초과근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집배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55.9시간. 연평균으로 따져도 근로시간이 2천888.5시간이었다. 우편 물량은 갈수록 줄고 있으나 택배나 등기 물량은 오히려 늘었고, 이것도 대부분 이륜차(오토바이) 배달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우체국 집배원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집배원의 노동강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일선 현장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스트레스나 노동강도로 악전고투하는 집배원들의 사례는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가족과의 소통은 꿈도 꾸지 못한다.
지난 5일 광주에서는 서광주우체국 소속 한 집배원이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그는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라고 적힌 유서를 남겼다. 올해에만 11명의 집배원이 사고 등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