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0일 서울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아무개씨가 슈퍼주니어 멤버 겸 배우 최시원 가족의 프렌치불도그에 물리는 모습. 당시 개는 목줄이나 입마개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SBS 캡처
일반적으로 동물에게 물리면 염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기본적으로 동물의 입에는 많은 종류의 세균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도 동물이니 사람의 입에도 마찬가지로 많은 세균이 있습니다.
둘째로, 날카로운 칼이나 유리에 베인 상처에 비해 못이나 송곳 등에 찔린 상처가 더 위험한 경우가 많습니다. 세균이 깊게 침투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동물에 물린 사람은 철저하게 소독하고 관찰합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개에게 물렸고, 사건 발생 당일 오전 10시 13분에 응급실에 갔습니다. 피해자는 응급실에서 상처 소독, 항생제 주사, 파상풍 주사, 먹는 항생제 등을 처방받고 귀가했습니다. 이틀 뒤인 10월 2일 피해자는 다시 외과를 찾아 진료를 받으면서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항생제 연고를 처방받았습니다.
'개에게 물려 상처가 났고, 의학적으로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가해자 측이 충분히 사과하고 보상하는 것으로 일단락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는 겁니다. 피해자는 10월 5일, 몸살 기운을 느껴 다음날 오전에 병원에 갔고 당일 피를 토하며 상황이 악화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사망했습니다. 사인은 급성 패혈증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개에게 물려 죽었다'는 결론으로 도출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발단 자체가 개에게 물린 것이므로 '피해자가 개에게 물려 사망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언론사에서 취재를 담당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라면, 그리고 그 기사의 사실 여부를 충분히 따져야 마땅한 '데스크'라면 당연히 '개에게 물려 죽었다'는 표현을 써야 하는지 심사숙고 해야한다는 말입니다.
해당 의료진도 개에게 물린 것을 결정적인 사망 원인으로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사와 기자들은 이런 객관적 사실은 모두 지워버리고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유명 식당 대표, 맹견에 물려 사망"이라고요. 기자들에게서 팩트체크와 디테일이란 것이 실종됐습니다(실종신고라도 해야겠습니다).
가해자의 개가 맹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