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 찧은 햅쌀 지고 가는 한결이대가초등학교 3학년인 10살 한결이에게 어깨에 쌀 포대 지는 법을 가르친다
유문철
가장 맛있는 밥은 벼를 베어 타작해 햇볕에 말린 벼를 도정해서 바로 지어 먹는 밥이다. 농사꾼이기에 오늘 가장 맛있는 밥을 지어 자식에게 먹이는 행복을 누린다.
어릴 때 입맛이 평생 입맛을 좌우한다. 어릴 때 진짜 밥맛에 익숙해야 나중에 커서도 진짜 음식과 가짜 음식을 구별할 수 있다. 한결이는 시골 농사꾼 집에서 나고 자라 텃밭과 농토에서 직접 기른 음식을 먹고 자랐다.
산골에서 나고 자란 아이지만 한결이는 도시 아이들처럼 햄버거, 치킨, 피자, 아이스크림, 과자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런 건 가끔 읍내에 나갈 때나 먹을 수 있는 별식이다. 우리 마을엔 그 흔한 치킨 가게, 피자 가게, 마트가 없으니 도시 인스턴트 음식은 먹으려 해야 먹을 수도 없다.
오늘 저녁밥은 아빠가 갓 도정한 쌀을 씻어 밥을 지어 밥상에 올렸다. 김이 모락모락, 뜨끈뜨근한 햅쌀밥을 밥그릇에 그득 담아 한결이에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