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에서 폭력을 당한 노씨.
고동완
노씨는 군에서 나오자마자 '홀로서기'를 해야만 했다. 군에서 입은 피해를 두고 도와주겠다고 선뜻 말을 건네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보훈처에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도 직접 수소문해서 알아낸 것이었다.
"연대장 포상을 받을 만큼, 정신이 멀쩡할 때는 군에서 열심히 일했어요. 나라를 지킨다는 자긍심도 있었고요. 그런데 나가고 보니 막막했어요. 상처를 보듬어주거나 피해를 구제할 제도적인 도움이라곤 없었어요. 군은 '전역하면 우리 역할은 끝'이라는 느낌? 어디에 가야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말도 해주지 않았어요."이에 대해 육군본부 관계자는 1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복무 중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고, 그 피해로 전역하게 되면 전역 이후 최장 6개월까지 군 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을 수 있다"라면서 "피해(정도)를 보고 전역한 당사자에게 지원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씨는 "지금껏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육군본부가 밝힌 지원책은 지원이 끝나는 6개월 이후엔 보훈처의 국가유공자 심의를 거쳐야만 진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지난 10월 9일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이 각 군으로부터 제출받은 '구타 가혹 행위 현황'을 보면, 올해 육해공 3군의 전체 징계는 1만9872건이었고, 이중 약 25.6%에 달하는 5080건이 구타와 가혹 행위에 대한 처벌이었다.
군은 신고제도 '국방 헬프콜' 등 도입으로 자살 사고와 군무 이탈이 감소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여전히 행해지고 있는 수많은 폭력의 뿌리를 뽑아내는 것 그리고 이에 대한 사후 처방은 아직 미진하기 짝이 없다.
처벌은 일회성에 그치지만, 폭력으로 남겨진 트라우마는 일평생 재발을 거듭한다. 그 뒷감당은 폭력의 토양이 된 군이 아닌 오롯이 피해자,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되고 있다. 노씨는 "피해를 입고 전역했지만, 일상생활을 하기도 어렵다"라면서 "무거운 짐을 피해자가 홀로 떠안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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