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LNG 누출 사고 늑장보고·안전불감증 논란

이재호 구청장 "가스공사 강력 비판”... 연수구 조치와 늑장보고도 도마에 올라

등록 2017.11.13 20:24수정 2017.11.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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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LNG 누출 사고”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최근 발생한 LNG 누출 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가스공사의 안전불감증을 강하게 질타했다. 하지만, 정작 연수구 역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똑같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 박봉민


지난 5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본부에서 액화석유가스(LNG) 누출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연수구가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하고도 구청장에게 늑장 보고한데다 사고 발생 후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사고 발생 9일 만인 오늘(13일) 오후 이재호 인천시 연수구청장은 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재발방지 대책과 법적·제도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수구청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재호 구청장은 "인천LNG기지를 운영하는 가스공사는 연수구민들이 납득할 만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며 "만약 가스공사의 대책이 언론과 연수구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한다면, 지난해 건축 허가가 나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4지구 추가 탱크 증설 공사에 대해서도 다시 전면 재검토하는 등 주민 안전 확보를 위한 보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사고발생 시 관할 지자체가 알 수 없는 현행법상 문제점을 지적하며 보완을 촉구하고, 연수구와 인천시, 가스안전공사, 소방, 경찰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가칭 '상설 안전점검단'의 설치도 요구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구청장은 사고 발생 후 한국가스공사가 보인 안전불감증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 5일 오전 7시 34분에 사고가 발생했는데, 가스공사는 무려 24시간이 지난 6일 오전 8시 30분에야 연수구청에 현황보고를 했다"며 "이번 사고는 연수구민의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로 가스공사는 당시 연수구의 당직실 등에 사고 발생 즉시 보고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한국가스공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과정에서는 "이번 사고는 휴먼에러(인재)다. 이번 사고는 뭐라 설명해도 도저히 이해도 납득할 수 없는 사고"라며 "가스공사의 안전불감증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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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LNG 누출 사고” LNG 누출사고가 발생한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본부의 ‘9% 니켈형 탱크’. ⓒ 자료제공=언수구 / 사진=박봉민


하지만, 연수구 역시 사고 사실을 보고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수구 에너지팀장은 "사고발생을 언제 알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5일(사고당일) 밤 9시 30분에 가스안전공사에서 구청 가스담당 직원에게 동향보고 차원에서 문자메시지로 사고 발생 사실을 알려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구청장에게 보고되기까지는 다시 11시간가량이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청장 보고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에너지팀장은 "문자로 사고발생 사실을 알려와 가스공사 대외협력팀장에세 전화를 걸어 구두로 상황을 물었으며 야간이고 해서 아침 일찍 와서 보고해 달라고 했고, 다음날인 6일 오전 8시 30분에 (구청장에게) 보고가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구청장 보고 이후에도 연수구는 구청장의 현장방문 및 가스공사에 대한 항의 외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재호 구청장은 "가스공사에서 상황이 안정됐고, 잔여가스를 소각 중이라고 해서 (구청담당자들도) 편안하게 생각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보고 받은 즉시 주민들에게 알렸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대피해야 할 정도의 위험이 아니라면 수습이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대책도 없이 '가스가 누출됐다'라고 하는 정보는 언론을 통해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을 새삼스레 우리가 말할 것은 아니고, 또한 주민들의 혼란이 가중될 우려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담당자는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하고도 늦은 밤이라는 이유로 구청장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았으며, 구청장은 보고를 받은 후에도 주민들에게 알리거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어서 안전·재난사고에 대한 연수구의 매뉴얼 부재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정지열 연수구의원은 인천게릴라뉴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넘어갔기에 망정이지 자칫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사고를 주민들에게 제때 알리지 않은 구청의 행정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가스공사도 문제지만, 구청의 안전불감증도 이번 기회에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구청의 안일함을 강하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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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LNG 누출 사고”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사고 내용에 내해 설명하고 있다. 연수구는 사고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구청장 보고가 늦은데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비판이 일 전망이다. ⓒ 박봉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천게릴라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LNG 누출 #한국가스공사 #이재호 #연수구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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