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수주한 싱가포르 NSC N106 현장 조감도/
삼성물산
오랜 만의 수주인데 말이 많다. 삼성물산은 6000억 원 규모의 싱가포르 지하고속도로 사업을 수주했다. 간만에 들리는 낭보지만, 일각에선 저가 수주(공사 입찰에 손해를 감수하고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라는 말이 나온다.
삼성물산, 6000억 싱가포르 지하고속도로 공사 수주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24일 싱가포르 최초 복층형 지하고속도로 공사를 8억935만 싱가포르달러에 수주했다. 우리 돈으로 6848억 원이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이 공사는 기존 도로 아래 지하고속도로 1.25km와 진출입 램프 등을 건설하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복층형 도로를 지하에 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설계 난이도가 매우 높은 공사"라면서 "차별화된 설계와 기술 제안을 통해 발주처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라고 수주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저유가로 해외 발주가 줄어들면서 올해 11월까지 해외수주가 1건(9억731만 달러)에 그쳤다. 그래서 이번 싱가포르 수주는 '가뭄에 단비'와 같다.
하지만 삼성물산의 수주를 두고 말이 많다. 경쟁사들 사이에선 삼성물산이 비현실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사를 따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에 따르면, 이번 수주전에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현대건설과 SK건설, 쌍용건설, 럼창(Lum Chang), 시도하이드로(Sinohydro) 등 국내외 6개 사가 참여했다.
각 사가 써낸 입찰 가격을 보면, 럼창(Lum Chang)이 14억9800만 싱가포르달러(이하 달러), 현대건설이 11억2706만 달러, 쌍용건설 10억7219만 달러였다. SK건설(9억5209만 달러)과 삼성물산을 제외하면 6개사 가운데 4개사가 10억 달러를 넘겼다.
6개사 평균 입찰가의 70% 수준으로 제안, 일각에선 "저가수주"
삼성물산을 포함한 6개사의 평균 입찰 가격은 11억3500만 달러. 그런데 삼성물산의 입찰 가격은 8억4948만 달러였다. 6개사 평균 입찰가의 75% 수준이다. 같은 도로를 만드는데, 더 싼 금액에 짓겠다는 건설사가 낙찰을 받는 건 당연하다. 실제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의 심사기준도 가격(가격 60%, 기술 40%) 비중이 높았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낮은 가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를 낮게 책정할 수는 있지만, 다른 건설사 대비 70% 수준의 가격은 솔직히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며 "저가 수주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물산이 주택 관련 인력을 다 내보내면서 남은 건 해외 사업 뿐"이라면서 "해외 사업 수주를 해야 인력을 배치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수주를 한 것이 아닌가 한다"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단순 금액만으로 비교하는 건 무리, 저가 수주 안한다"삼성물산은 현지에 구축한 인프라와 기술력을 통해, 충분히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금액이라고 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금액만을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일각에서 나오는 말들을 반박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싱가포르서 추가 입찰 예정인 프로젝트가 있어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못하지만, 경쟁사와 다른 기술을 제안해 발주처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 현지에서도 오랜 기간 사업을 해, 현지 인프라 측면에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단순히 금액적인 부분만 비교해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기술적인 여러 측면을 봐야 한다"면서 "저가 수주는 절대 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회사의 방침이고 지금 금액으로도 충분히 이윤이 남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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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오랜만에 해외 수주했는데 '뒷말 무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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