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직권남용' 혐의, 민정수석실의 책임은?

정무수석 직위를 이용한 예산 편성 압박 혐의... 현 정권 핵심인사로 첫 비위 의혹

등록 2017.11.28 17:12수정 2017.11.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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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된 전병헌 전 수석 "청와대 누가 된 것 같아 참담하다"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청사롤 들어서고 있다. 이날 전 전 수석은 “다시 한번 과거 의원 시절 두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검찰 소환된 전병헌 전 수석 "청와대 누가 된 것 같아 참담하다"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청사롤 들어서고 있다. 이날 전 전 수석은 “다시 한번 과거 의원 시절 두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유성호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게 새로운 혐의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 정부의 새해예산 편성과정에서 한국e스포츠협회 관련 예산 20억 원의 추가편성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하며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예산은 추가 편성됐다. 기재부는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구체적인 예산 편성 근거가 빠져 있는 등 '부실 심사'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이 같은 전 전 수석의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전 전 수석이 청와대 현직에 있을 때 일어났다는 점에서 기존 혐의와는 차이가 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핵심 인사의 첫 비위 혐의로, 현 청와대에 책임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재승인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는 지난 19대 국회의원 임기 때의 일로 현 청와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먼저 검찰은 최근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 하며 "전 전 수석에 관한 수사"라고 밝혔다. 검찰은 구 실장에게 지난 7월 전 전 수석의 전화를 받고 e스포츠 활성화 예산 20억 원이 정부예산안에 포함된 경위를 조사했다. 이와 함께 이 예산 편성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 실무자도 최근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 전 수석 의원 시절 비서관이었던 윤아무개씨와 조아무개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이 청와대를 찾아와 기재부에 압력을 넣어주길 요구한 정황도 포착됐다. 윤씨와 조 사무총장은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5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이와 간련해 전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기재부와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개임업계를 위한 부탁이었고 압력을 넣은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전 전 수석의 혐의가 범죄 사실로 구체화 될 경우 청와대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범 초기 적폐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정권으로서 청와대 핵심참모의 비위는 치명적이다.

특히 청와대를 비롯해 공직사회의 반부패, 공직기강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민정수석실의 책임 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국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해 관련 사안에 대해 답변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03년 민정수석 시절에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수뢰 혐의에 대한 증인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했다. 또 조흥은행 매각 관련 청와대 개입설에 증인으로 제정경제위원회에 출석하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최근 내각 인선 문제로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요구받은 조 수석과 관련 "(문재인 민정수석이 출석한) 문제라면 국회에 못 나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청와대는 전 전 수석의 수사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관련한 발언을 삼가는 모습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 다만 검찰이 해당 혐의로 전 전 수석을 기소할 경우에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검찰은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여 원의 뇌물을 수수하는 등 수억원대의 금품 비리를 저질렀다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수수,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전병헌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 #정무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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