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중으로 나오는 연기 과연 안전한가? 충남 태안군 원복면 방갈리에 위치한 한국서부발전(주)태안화력
신문웅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 무대가 설치됐다. 큼지막한 현수막도 내걸렸다.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발파 버튼을 눌렀다. 굉음이 하늘이 울려 퍼졌다. 지난해 7월에 열린 한국중부발전의 신서천화력발전소 착공식의 광경이다.
또 하나의 거대한 굴뚝이 세워진다. 크기는 기존에 있던 서천화력발전소의 2.5배 크기다. 사용연료는 유연탄으로 시설용량은 1000MW이다. 한국중부발전은 오는 2019년 9월을 준공 목표로 하고 있다.
충남 태안에서도 지역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모였다. 지난 15일 한국서부발전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제2차 국민소통 공감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날 김동섭 한국서부발전 기술본부장은 태안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홍보했다.
사이클론 탈황·집진기술. 이름도 생소한 이 기술이 태안화력 1호기에 적용돼 미세먼지를 줄였다고 했다. 올해 1~9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2015년 같은 기간보다 41%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양의 대기오염물질이 거대한 굴뚝을 타고 휘날렸다. 황산화물(SOx) 6,726톤, 질소산화물(NOx) 8,581톤이 하늘로 흩어졌다.
굴뚝만 문제는 아니다. 화력발전소 저탄장도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였다. 대전대학교 김선태 교수 연구진이 화력발전소 주변 기후환경 영향연구를 한 결과다. 석탄을 하역, 야적하면서 많은 양의 먼지가 배출되고 화력발전소에서 나온 미세먼지가 환경오염과 건강 피해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거다.
그래서다. 지역 주민들은 불안하고 걱정이 크다. 지난 5월 서천화력발전소주민대책위원회는 성명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 중단은 충남의 쾌적한 환경을 되살릴 수 있고, 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생계 피해를 해결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절호의 기회를 살려 서천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주길 바란다."지난 15일 만난 조신호 당산어촌계장도 근심을 쏟아냈다. 그는 태안화력발전소가 들어선 태안군 이원면에 거주하고 있다.
"최근에 상용발전을 시작한 태안화력 9.10호기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배출량이 영흥화력보다 높은 것으로 안다. 지역 인사를 모아놓고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홍보하는 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 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수도권 사람들만 사람이 아니고, 시골에 사는 우리도 사람이다."'구제불능' 굴뚝이 켜켜이 늘어서 있는 충남, 오늘도 겨울바람을 타고 굴뚝을 타고 흘러나온 대기오염물질이 하늘로 날아간다. 이렇게 거대한 굴뚝은 시골의 공기를, 도시의 공기를 망쳤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6
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