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음식 그 맛과 깊이를 살리는 동시에 현대인들의 입맛도 사로잡고 건강까지 고려해 개발된 음식들. 회원 각자의 아이디어와 솜싸로 만들어진 음식들과 협력으로 만들어진 음식들 그 일부다. 공존밥상을 이끌 음식들이다.
김현자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돈까스는 많이 먹어도 느끼하지 않은 데다가 콜레스테롤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었고▲한 회원의 장아찌는 전혀 짜지 않으면서 장아찌만의 깊은 맛을 그대로 품고 있었고(배우고 싶었다) ▲아마도 복분자로 만든 양갱은 시중에서 파는 양갱들과 다른 차원의 부드러움이 느껴졌는데, 게다가 달지 않아 질리지 않았고 ▲고구마 말랭이는 고구마를 말렸을 때 특유의 맛과 냄새가 나지 않는데다가, 훨씬 달고 구수한 맛도 있어서, 뭣보다 젤리처럼 부드러워서 누구나 좋아할 것 같은…. 이런 식으로 말이다. 아참, ▲익을 때까지 양념을 벗지 않은 대왕쪽파김치는 다시 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알싸한 듯 개운함이 인상 깊은 맛이었다. 건강에 좋은 특수성분이 첨가되었다고 한다.
모두 설명하지 못했는데, 음식들을 맛볼 수 있음이 행운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회원들 저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민과 땀으로 얻어진 그 음식에 깃들인 특별한 노하우가 제3의 누군가(생산자들의 땀과 눈물과는 상관없는 사업자)에게 힌트가 될 것 같아 이처럼 맛 위주로만 설명하는데, 우리 고유의 먹거리 특성과 깊이를 간직한 한편 현대인의 입맛과 건강을 고려한 음식들이었기 때문이다.
회원들이 준비한 음식들은 회원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거나, 그 지역의 농산물들로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한다. 게다가 일부 음식들은 알음알음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음식점이나 팬션만의 특별한 음식을 맛보려고 찾을 정도로 지역이나 SNS를 통해 나름 유명한 회원들도 참여했다. 아래는 모임을 결성, 모임을 이끌고 있는 고광자 대표와의 길었으나 짧게 정리한 인터뷰다.
-음식이 돋보이는 행사였다. 그런 음식들이 많아지면 우리들 밥상이 훨씬 건강해질 것 같다."회원들 저마다 나름의 판매를 해오고 있던 분들이다. 모임 초기에만 해도 각자의 상품을 단품으로 파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 힘을 실어주거나 발전하는데 도움되는 등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모임 과정에서 우리가 만든 것들만으로 어떤 상차림을 해보면 어떨까? 의견이 나왔다.
사실 그동안 그와 같은 팜파티는 있어왔다. 그런데 우리가 만든 밥상이 돈이 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냥 이런 제품들이 있다. 이런 맛이다를 알리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단품으로 파는 동시에 어떤 상차림 요청을 받을 경우 이런이런 음식들을 차려보자. 이런 상차림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럼 우리가 먼저 맛을 보고 객관적인 평가를 해봐야 한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다. 말하자면 이번 모임은 우리의 협력으로 본격적으로 추진할 공존밥상을 위한 준비모임이었다(행사 며칠 후 전화인터뷰를 했다. 행사 직후 지방 모 국립국악원의 연말 행사 상차림 요청을 받았다고 자랑부터 하고 싶다고 했다. 이 경우 여러 회원들의 독자적인 음식들이 어우러져 차려진다. 그래서 공존밥상. 반가운 자랑이었다.)
-이런 모임. 쉽지 않은 일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모임 결성 계기는?"맞다. 많은 고민과 에너지도 필요로 한다. 개인적으로 돈도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웃음) 내가 좋아하는 분(멘토)이 항상 상생을 강조하곤 하셨다. 아울러 누구든 해야만 하는 농촌에서의 상생을 강조하시며, 누구든 해야 하는데 이왕이면 나보고 하라고 독려하곤 했다. 설령 자기 혼자 노력해 잘 살 수 있어도 그것은 넓은 의미에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농업은 서로 협력할 때 진정한 성공과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귀농했을 때(9년 전), 교육을 받긴 받았는데 6차 산업이 뭐고, 뭘 해야 하나. 실은 참 막막했다. 그때, 우리 스스로 착한 다섯 여자가 모여 각자 자신 있는 것들을 모아 팔아보자. 그래서 청국장, 된장, 참기름, 효소 이런 것들을 모아 모 센터나 행사에 가서 팔기도 하고, 서울 지하철에서 홍보도 하고 그랬는데 반응이 참 좋았다, 결국 향토대전(2012년 농어촌산업박람회제품품평회)에까지 제품을 출품하는 자신감도 얻었고, 전국 1위라는 영광까지 얻었다. 혼자였다면 힘들었고, 훨씬 오래 걸렸을 것이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함께 하는 것, 즉 상생이다. 함께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무한한 시너지, 그 힘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농촌 출신이다 보니 농촌에 대한 애틋하고 막연한, 어떤 아쉬움 같은 것이 늘 있다. 농업인들이 함께 뭉칠 때, 이런 노력들이 농업의 전반적인 흐름을 변화시킬 수 있고, 우리의 농촌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존밥상을 위한 준비모임이라고 하셨다. 회원들 반응이나 희망, 계획 등이 궁금하다."행사 끝난 후 일부 회원들이 늦은 시간까지 오랜 시간 토론을 했다. 회사 하나를 만들어 우리의 취지를 잘 말해주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고 공감이 쉬운 상징적인 로고를 만들어 보자. 그에 밥상 할 사람, 농산물 생산만 할 사람. 체험 쪽으로 할 사람, 가공만 할 사람 이렇게 구분해 서로 협력하자와 같은 의견이 모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