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남소연
"12월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되었던 오늘. 오전 10시 예정이었던 국회 본회의가 3시 한 차례 연기되더니, 지금 6시가 지난 시간까지도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열릴지 안 열릴지도 모르는 상태로 8시간 넘게 대기중입니다."윤소하 의원(정의당)으로서는 허탈할 만했다. 화가 날 만도 했다.
22일 본회의 개최가 결국 무산됐다. 국회 개헌특위 활동 시한 연장 문제를 놓고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다. 민주당은 내년 2월까지 한시적인 연장을 주장했지만, 한국당은 6개월로 하자고 맞섰다. 민주당 쪽에서는 "한국당이 개헌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한국당은 "문재인 개헌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고 각각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보다 훨씬 목소리가 약한 정의당 소속 윤 의원이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런 국회 운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국회의장께 드리는 글'을 띄웠다. 그의 글에서는 '화'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저는 이런 국회 운영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하루 종일 듣는 소식이라곤, 자한당 원내대표가 뛰쳐나갔다, 다시 만났다, 또 뛰쳐나갔다... 이런 얘기뿐입니다. 제가 무슨 김성태 원내대표 스토커도 아니고, 하루 종일 이런 류의 소식만 듣고 있어야겠습니까?"윤 의원은 이어 "국정감사와 2018년 예산안이 끝난 지금 12월은, 그동안 활동에 대해 국민들과 만나 소통하는 시간"이라면서 "이 황금 같은 시간을 무려 290명이 넘는 의원들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윤 의원은 또 "정의당 원내 수석 부대표로서 교섭단체 대표 몇 명의 합의로만 운영되는 국회, 국회 선진화법이 악용되어 다수가 원해도 법안 하나 제대로 처리 못 하는 국회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며 "얼마 전 예산안 때를 포함해 습관처럼 되어버린 이런 모습이 협치냐"고 물었다.
윤 의원은 "이견이 있으면 본회의를 열어 토론하면 되는 문제이고, 토론 이후에 필요하면 표결에 붙여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교섭단체 대표들의 합의가 될 때까지 본회의를 열지도 않는 것은 명백하게 국회를 몇 명 대표들의 놀이터로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아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어진 추신.
"이 글을 올리고 있는 지금, 오늘 국회 본회의는 최종 무산되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급하다던 대법관과 감사원장 인준도, 31건의 민생법안도 오늘 처리는 모두 무산되었습니다. 도대체 이게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