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배터리 게이트, 성능 저하 실험해보니

[오마이뷰] 벤치마크 앱 실험... 배터리10% 남으면 성능 35%까지 하락

등록 2018.01.06 17:33수정 2018.01.0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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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 게이트 때문에 죽을 쑤는 분위기다. 간략한 내용은 이렇다.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고지를 하지 않고 자사 운영체계인 아이오에스(iOS) 10.2.1 버전부터 배터리-스마트폰 성능을 연동시키는 업데이트를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통상 스마트폰은 항상 출고시 설계된 전력량을 필요로 한다. 반면 스마트폰 배터리는 오랜 기간 사용할수록 성능이 점차 떨어지게 된다. 스마트폰을 몇 년 쓰다 보면 배터리 성능 저하 때문에 기기가 갑자기 꺼지는 일이 생기는 이유다.

배터리 잔량이 10~30%, 심하게는 50%남은 상태에서도 기기가 툭 꺼져버리는 현상은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잘 일어나는데, 이런 식의 꺼짐은 기기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애플은 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사용자의 배터리 상태를 파악해 아이폰의 성능 자체를 제한하는 업데이트를 넣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합리적인 것 같지만, 사용하는 기기의 성능이 저하될 것이라는 고지를 미리 받지 못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황스러운 이야기다. 약간 삐딱하게 보면 '잘 쓰는 제품 고의로 성능 떨어뜨리고 결국 배터리 짱짱한 새 제품 사라는 거 아니냐'고 날을 세울수 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배터리 게이트'라는 표현도 이런 취지에서 나왔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와 관련해 이미 1000조원이 넘는 집단 손해배상 소송이 시작됐다. 미국의 아이폰 사용자인 비올레타 마일리안은 지난달 27일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9999억 달러(약 1069조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청구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애플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기존 제품을 수리(배터리 교체)하지 않고 새 제품을 사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9058억 달러(약 968조원)였던 애플의 시가 총액은 배터리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4일 현재 8883억 달러(약 949조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한국 사용자들도 애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은 아직까지 업데이트에 따른 정확한 성능 저하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기자는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상대적인 성능 저하 정도를 측정해보기로 했다.


벤치마크란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연산성능을 시험해 수치화하는 작업을 말한다. 우선 3개월 전 배터리를 교체한 기자의 아이폰 6s+에 벤치마크앱인 안투투 벤치마크(Antutu Benchmark) v6.3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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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아이폰 배터리 용량(capacity)를 측정할 수 있는 'Battery' 앱의 스크린샷이다. 공장출하 상태의 배터리 용량은 2750mAh인데 그중 현재 사용이 가능한 용량은 2300mAh임을 알수 있다. ⓒ 김동환


안투투(Antutu)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3D, UX, CPU, RAM의 총 4가지 분야로 나누어 측정하고 모든 분야를 1:1 합산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매긴다. 오른쪽 그림은 iOS앱 안투투(Antutu)에서 제공하는 애플 기기들의 벤치마크 랭킹이다. 공장출하 상태의 아이폰 6s+를 측정하면 132930점이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기자는 동일한 기기의 배터리가 완충되었을 때와 배터리가 거의 소진되어 꺼지기 직전의 벤치마크 점수를 측정해 비교해봤다. 배터리 잔량이 너무 낮을 때 측정하면 중간에 꺼질 위험이 있으므로 전원이 연결된 100%와 잔량 10%, 두 가지 경우를 비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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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배터리 100%시 성능. 오른쪽은 배터리 10%시 성능이다. ⓒ 김동환


위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 안투투(Antutu) 6.3으로 측정했을 때, 배터리 10% 상태의 아이폰 6s+는 완충 상태에 비해 약 65.4%의 성능을 보인다. 10%~20%가 아니라 30% 넘게 성능이 깎이니 차이가 큰 셈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UX와 CPU 관련 성능들이 배터리 상태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 거의 반토막이 난다. 안투투(Antutu) 랭킹 점수로 비교하자면 아이폰 6s+가 아이폰 6+가 되어버리는 셈이다. 물론 이는 한계가 있는, 제한적인 비교다. 

사실 배터리 최적화를 향한 애플의 고민은 아이폰의 탄생과 더불어 계속되어 왔다. 아이폰 초기 모델부터 지금까지 예외없이 일체형 배터리 정책을 유지해왔던 탓이다. 아예 iOS 9부터는 사용자가 스마트폰 성능을 줄이고 사용 시간을 늘리는 것을 선택 가능한 '저전력 모드'를 지원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것은 저전력 모드로 돌아가고 있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안투투(Antutu) 앱으로 측정해보면 스마트폰 배터리 잔량이 낮아진 때와 비슷한 점수가 나온다는 점이다. 기자의 경우 100% 충전 저전력 모드에서의 측정값이 86457점 정도였다. 이는 15%가량 충전된 동일한 기기의 일반 전력 모드 벤치마크 점수와 비슷한 결과값이다.

반면 배터리 잔량이 20% 이하로 낮은 상태에서는 저전력 모드와 일반 모드의 점수 차이가 미미했다. 아이폰 유저라면 이제 배터리가 10~20%정도 남은 상태에서 저전력 모드를 켜봐야 그다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기도 하다. 이미 저전력 모드와 다름없는 상태로 작동되고 있다는 것.

애플은 지난달 18일 "2018년 초 있을 iOS 업데이트에서 사용자가 아이폰 배터리 상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능을 넣겠다"면서 "사용자는 자신의 배터리 상태가 기기 작동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새 업데이트가 성능 조절 권한을 사용자에게 부여하는 방향이길 바란다. 이번 일에서도 밝혀졌듯 대부분의 사용자는 제조사의 또다른 참견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아시아경제 TV 기자입니다. 이 글은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됐습니다.
#아이폰6S+ #아이폰 배터리게이트 #아이폰 #오마이뷰 #애플 배터리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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