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준비가 한창인 영덕역 역사와 승강장의 모습. 역과 승강장에는 최신의 시설이 적용되었다.
박장식
동해선 삼척-포항 구간은 70여 년의 세월을 건너 개통된 노선이다. 일제강점기인 1927년 조선총독부의 '조선철도12년계획'을 통해 부산과 원산, 나아가 함경도와 연해주를 잇는 노선 계획이 발표된 이후 1940년 4월 동해중부선이라는 이름으로 포항-삼척-강릉 간 공사가 시작되었지만 태평양 전쟁으로 인한 공출령 때문에 노반만 닦은 채 공사가 전면 중단되었다.
특히 분단과 6.25 전쟁으로 인해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진 동해 종단 교통망은 해방 이후부터 7번 국도 하나만으로 의지하게 되었고, 이미 열차가 다니고 있었던 고성 - 양양 간 동해북부선 역시 6.25 전쟁을 겪으며 북한 방향으로만 났던 선로가 끊겨 열차가 운행되지 못했고, 그대로 방치되다가 1963년 폐선되며 동해 종단축 교통망의 복구 및 확충은 요원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999년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다시 동해중부선의 공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미 7번 국도나 기타 시설로 사용되고 있는 일제강점기 노반의 흔적 대신 최신식 토공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노반과 선로를 깔아 드디어 첫 구간인 포항-영덕 구간이 26일부터 본격적으로 기적을 울린다. 강산이 일곱 번 바뀌는 동안 내내 터를 닦았던 길인 셈이다.
바다와 파도가 보이는 열차... 새로운 바다 열차 등극할까
동해선 포항 - 영덕 구간은 바로 위의 영동선 동해 - 강릉 구간처럼 바다를 그대로 끼고 달린다. 영동선 무궁화호가 묵호역에서 정동진역 사이의 바닷가가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뚫고 달리듯, 장사역 - 월포역을 전후한 구간은 열차 한쪽에서 내내 동해의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기차 여행을 할 수 있다. 34분간의 열차 운행 시간이 그대로 바다와 함께한다.
또한, 장사역에서는 500m, 도보로 7분 거리에 장사해수욕장의 백사장을 만날 수 있고, 월포역에서는 400m, 도보로 5분 거리에 월포 바닷가의 풍광에 빠져들 수 있다. 강구역에서는 1.2km 거리, 택시로 기본요금에 강구면 소재지, 강구 대게타운과 오포리 바닷가를 만날 수 있다. 열차가 지나가는 거의 모든 역이 바닷가를 그대로 구경할 수 있는 즐거운 열차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