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 주방가구거리, 빛의 힐링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그림자 빛이 소비자 찾게 해

등록 2018.01.29 15:02수정 2018.01.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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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그림자 힐링 메시지가 고객을 맞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자 힐링 메시지가 고객을 맞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임영근

다양한 주방용품과 가구를 싸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서울 중구 황학동 마장로 주방가구거리. 점포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어둠이 스며들 무렵, 특이한 그림자 빛이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나타나는 마장로를 28일 방문했다.

캘리그래피(손 글씨) 문구는 '여기는 황학동 주방가구거리입니다' 또 다른 글은 '알뜰 쇼핑족의 필수코스' 등 주방가구거리 홍보에서, '오늘도 힘들었지? 수고했어', '힘내요 당신, 당신은 늘 최고니까요' 등 힐링메시지까지, 캘리그래피 메시지 내용을 상징하는 그림을 표시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증대시키는 불빛은 점포와 보도 위에 수놓여 식별하기 좋다.

황학동 황학동 마장로 주방가구거리 표정
황학동황학동 마장로 주방가구거리 표정임영근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는 이 고보(gobo)조명은 차광판 역할로 '그림자 조명'을 말한다.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상인과 주민들이 지난 9개월 간 머리를 맞댄 끝에 최근 설치를 마쳤다는 한 상인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마장로 가로등편지'라 이름 붙인 이 고보조명은 중구 흥인사거리에서 중앙시장 앞까지 10곳에 만들어졌다. 주방가구거리의 절반에 해당하는 구간을 방문해본 결과 상당히 범위가 넓다는 걸 알게 했다.

이곳에서 오랜 기간 영업하는 상인 말은 이 구간 600여 m 황학동 주방가구 거리로 형성됐으며, 1980년부터 특화거리로,180여 개의 주방용품·주방가구 상점이 성업 중이라고 했다. 낮에는 물건을 보러오거나 인근 중앙시장을 찾은 사람이 많다고 한다. 주방가구거리는 영업을 끝낸 밤이 되면 낮의 활기는 온데간데없어져 여기가 주방가구  거리라는 것조차 알기 어려워 야간에 찾는 고객은 시장 주변이란 것만 알고 지나치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마장로 중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신당 중앙시장 고객이 찾도록 빛 힐링메시지
마장로중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신당 중앙시장 고객이 찾도록 빛 힐링메시지임영근

이 문제를 고심하던 상인과 인근 주민들은 지난해 4월 골목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를 거쳐 친근한 이미지의 고보조명을 설치해 마장로의 밤을 바꿔보기로 했다고 한다. 예산은 구의 공모사업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구청 마을특화사업과 보건소의 '골목길 변신 프로젝트'에 도전해 1800만 원을 가져와 일이 추진됐다고 했다.

이후 "점포주들의 의견을 일일이 수렴하며 위치를 물색하고 현장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울리는 조명이미지를 찾으면서 사업을 완성해 나갔다"고 했다.


황학동 주민센터도 초기 상인과 주민의 매개 역할을 하면서 부족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소통과 화합이 결실을 보았다고 한다.

고보조명을 본 상인들의 반응은 좋았다. 15년째 업소용 주방기구를 취급하고 있다는 전아무개씨는 "야간에 혼자 지나가기 망설여졌는데 예쁘고 정감 넘치는 글귀가 거리 곳곳에 비치니 한결 포근해지고 안전해진 느낌"이라며 "좀 더 늘려서 주방가구거리 명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방가구거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마장로 밀집상가
주방가구거리황학동 주방가구거리 마장로 밀집상가임영근

또 주방가구거리 상인들은 낮에는 자율정비 선을 지정하고 인도 위에 과도하게 물건을 진열하지 않도록 자율협약까지 맺어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주민 스스로 끌어낸 참여와 변화는 중구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골목문화 창조사업'으로부터 싹을 틔웠다. 현재 주민 1000여 명이 102개 골목을 쾌적하게 바꾸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는 나머지 절반 구간인 중앙시장에서 황학사거리까지 고보조명을 추가 설치한다고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주민참여예산으로 3000만 원을 확보해 놓았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이와 함께 거리를 한층 어둡게 만들었던 점포 물건 가림용 천막도 산뜻하게 교체한다 해서 이것 역시 좋은 소식이다.

구 관계자는 "상인과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방법을 찾아 음산한 거리를 변화시킨 사례"라며 "이처럼 주민이 골목사업에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내 손안에 서울 게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그림자 빛 #손 글씨 #중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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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긍정적사고로 활동적인 소유성격으로서 사진과의 취미가 많아 앞으로 좋은 소식을 전하게되어 매우 반갑습니다. 움직이며 발로 뛰는 그러한 뉴스정보를 가지고 열심히 해볼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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